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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흙과 건축의 만남…‘예술의 재발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5.17 14:52

수정 2014.11.06 05:49



【김해=이병철기자】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설화가 곳곳에 서려있는 가야의 2000년 고도(古都) 김해. 가락국을 잉태한 구지산을 비롯해 금관가야의 화려했던 시절을 보여주는 대성동고분이 있는 고대 도자기의 땅 김해가 새롭게 태어났다.

예부터 솜씨 좋은 도공들이 자유분방하게 분청사기를 빚어내기로 유명한 이 곳에 흙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현대적으로 조명한 미술관인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이 2000여 년 전 도공들의 영혼을 깨우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클레이 아크는 흙과 건축의 상호 협력을 의미하는 합성어. 이곳에 가면 일상생활에서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와와 벽돌을 비롯해 타일, 위생토기 등이 건축과 만나 예술적 경지로 승화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건축과 도자의 만남이 웰빙을 만들어 내는 이곳에 가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과 아름다운 건축도자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도자와 건축의 만남 Fired Painting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의 관람은 전시홀에서 시작된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돼 있는 전시관은 돔 형태로 지어졌다. 건물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5000여 개의 알록달록한 타일은 신상호 관장의 작품으로 활기찬 미래를 상징한다. Fired Painting(구운그림)은 구운 흙 도판에 일일이 손으로 그림을 그려 만든 것으로 원시미술의 패턴을 모티브로 했다. 미술관의 소장품 1호이기도 한 이 작품은 각각의 타일이 접착제 없이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건물에 고정돼 외벽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언제든지 탈부착이 가능하다.

건물 내부는 도넛 모양으로 생겼다. 운동장 같이 넓은 중심부와 그 주변을 동그랗게 싸고 있는 벽, 그리고 그 벽과 외벽사이에 위치한 전시실은 공간과 작품의 완벽한 조화를 자랑한다.

이 건물의 자랑거리는 유리 돔으로 돼 있는 천정이다. 메인홀에 위치한 규모 있는 작품들이 빛을 받으며 변화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메인홀을 본 후 1층과 2층의 갤러리를 구경하면 된다. 현재 전세계 16명의 건축도자 대가들의 작품이 전시관을 수놓고 있다.

■가족과 연인과 함께

전시관 2층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산책로가 있다. 연인과 또는 가족과 함께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벤치도 마련돼 있다.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수호초, 자산홍, 수선화, 산벚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들이 미술관 주변 산책로를 따라 아름다운 자태를 뽑내고 있다.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체험관과 연수관이 꽃들 사이에서 수줍은 듯 얼굴을 내민다.

체험관은 흙 체험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을 위한 도자실습공간이다. 부모님과 함께 흙을 만지며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면 가마실을 거친 완성된 작품을 집에서 받을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건축도자의 메카로 자리잡기 위한 연수관이 있다.
도예가, 건축가, 화가 등 세계에서 모인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기술, 정보 등을 소개하고 교환하는 건축도자 분야의 국제교류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김해의 예술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건축도자의 상징이며 가족, 연인과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지대다.


/ pride@fnnews.com

■사진설명=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의 소장품 1호인 Fired painting.(위) 2층 전시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는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변화하는 메인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가운데)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모습.(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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