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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의 패션 엿보기-미니멀리즘]올 초미니스커트·흰색등 유행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5.17 14:53

수정 2014.11.06 05:48



최근 30cm도 안 되는 초미니스커트에 전체 옷 길이가 80cm정도의 짧아진 원피스가 거리를 휩쓸고 있다. 이는 1960년 시작된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복고풍 패션이며, 1990년대의 포스트 미니멀리즘을 거쳐 2006년 네오 미니멀리즘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미니멀리즘은 ‘최소한의, 최소의’라는 의미로 단순, 최소, 반복, 미래 지향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1937년에 처음 소개됐고, 영국인 리하르트 볼하임이 1966년 한 잡지에서 발표한 ‘미니멀 아트론’ 이후 대중화됐다. 미니멀리즘은 제 2차 세계대전 후 예술의 중심지가 새로운 경제중심지인 미국 뉴욕으로 옮겨진 후 본격 발전했다.

미니멀리즘이 패션에 반영된 미니멀 패션은 단순함과 간결함, 최소로 억제된 생략의 표현법이다.
단순미의 극치로 장식적인 디자인을 가능한 절제, 제거하고 간결한 직선적인 실루엣을 통해서 표현된다. 합리성, 실용성에 가치를 두는 미니멀 패션은 제작과정의 단순화를 통해 기성복 산업을 발전시켰다.

대표적인 미니멀 패션은 1965년 메리 퀸트가 발표한 미니스커트로, 이는 최소표현주의라는 미니멀리즘의 ‘단순성과 최소성’을 가장 잘 표현한 예이다. 루디 건릭은 1964년 ‘토플리스(Topless) 수영복’을 발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여성의 자연스러운 체형과 곡선을 살린 인체 노출의 디자인을 했다. 당시 영화계의 우상이었던 오드리 헵번이 즐겨 입은 장식성을 배제한 심플한 스타일과 재클린 여사의 소매없는 심플한 원피스는 60년대 대표적인 미니멀 패션이다.

미니멀리즘의 또 다른 특징인 미래지향성은 입셍로랑의 몬드리안 룩, 파코 라반느의 알루미늄 원피스 등에 표현됐다. 기하학적인 구조의 모던한 감각이 느껴지는 우주복룩도 선보였는데 당시 아폴로 우주선의 달 착륙과 맞물리면서 우주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사용된 소재 중 유리, 금속 등이 의류 소재로 이용됐는데 사회적 분위기와 대중의 기호를 반영한 것으로 젊은이들의 새 것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 정신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1990년대 등장한 미니멀리즘은 포스트모더니즘과 관련, 간결한 조형적 라인을 추구하고 세부장식을 최소화했다. 포스트 미니멀리즘의 패션은 단순성을 초월하여 구조적으로 새롭게 재구성된 것으로서 일반적인 틀과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테크노시즘과 맞물려 고감도 디지털 미학이 가미된 하이테크 미니멀은 단순한 색채, 장식성을 배제한 직선적 스타일을 넘어서 복합적인 문화와 융합돼 포스트 미니멀 감각을 구성하고 있다.

올 여름 유행하는 네오미니멀리즘(Neo-minimalism)은 90년대 미니멀리즘의 딱딱함을 벗어나 여성성을 가미한 것으로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세련미가 있다. 색상은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색상인 검정과 흰색 중 흰색이 강세이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실용성을, 인공적인 소재보다는 자연소재를 선호한다. 남성복에서도 절제된세련미를 풍기는 심플하고 고급스런 단색 정장이 유행이다.


현대사회의 급속한 변화와 가치관의 혼란, 복잡한 사회구조와 불안감 속에서 현대인들은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하게 된다. 단순미의 극치인 미니멀리즘이 최근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복잡 다양한 사회로부터의 현실 도피 욕구가 많아졌기 때문 아닐까.이윤정 경인교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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