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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여행 떠난 노부부,신혼되어 돌아오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6.07 15:12

수정 2014.11.06 04:47



경남 진해로 파견돼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김수현씨(37)는 서울에 계신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다. 그래도 아들은 효심이 좋아서 거의 매일 저녁에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그런 효자 아들이 요즘 고민에 빠졌다. 조만간에 환갑을 함께 맞는 부모님께서 자신들을 위해서 별다른 잔치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

요즘엔 환갑잔치를 잘 하지 않는다고는 들었지만 아들은 왠지 찜찜하다. 그래서 주변에 알아보니 환갑 잔치대신 해외여행을 많이 보내드리는 추세란다. 그렇지만 신경통으로 밤마다 고생하시는 부모님끼리만 멀리 동남아 여행을 보내드리자니 걱정이 앞선다. 마음 같아선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직장에 매인 몸이다.


또 김씨는 사소한 일들로 요즘 말다툼이 잦아진 부모님에게 예전의 화목함을 찾아줄 추억여행을 안겨 드리고 싶어 한다. 김씨처럼 부모님에게 의미 있는 여행선물을 계획중인 이들을 위해 한화리조트는 국내 최초로 아들, 딸 같은 청년들로 구성된 놀이도우미 ‘PO(Program Organizer)와 함께 하는 제주도 효도여행 ‘러브 포에버’를 내놨다.

■황혼의 추억을 만드는 제주여행 ‘러브 포에버’

김씨 부모는 벌써 제주도에 두 번씩이나 다녀왔다. 그런데도 김씨가 제주도로 효도여행을 보내 드리기로 마음 먹은 것은 추억을 만들어준다는 ‘러브 포에버’ 여행 프로그램이 알차 보였기 때문이다.

‘러브 포에버’에 참여하는 부부들은 첫 날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웰컴파티’에 초대된다. 공항까지 마중나온 PO들과 함께 하는 웰컴 파티는 칵테일쇼·고전무용·코믹 만담·댄스파티·선물타기 퀴즈 등으로 부부를 열정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부부는 화려한 웰컴 파티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늦은 밤까지 칵테일을 마시며 쇼를 즐기게 된다.

이튿날 부부들은 이름 모를 제주 토종새들이 지저귀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다. 제주 개민들레가 창밖으로 펼쳐져 있는 한화리조트에서 제주 은갈치 반찬으로 아침을 뚝딱 해치운 부부들은 곧 바로 이병헌과 송혜교가 사랑을 나눈 드라마 ‘올인’ 세트장이 있는 드넓은 제주 초원에서 ‘나잡아 봐라’ 놀이를 해본다.

푸른 초원여행이 젊은 시절의 싱그러움을 되찾게 해준다면, 어두 컴컴한 동굴여행은 부부가 함께 헤쳐 나갔을 힘겨웠던 시절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총 8928m의 용암동굴인 ‘만장굴’ 속에 드문드문 켜져 있는 불빛을 따라 걷다보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부부들은 어느새 두손을 꼭 붙잡게 된다.

두 손에 주름이 잡힐 때까지 골프 클럽을 잡아보지 못했던 부부들에게는 필드에서 맘껏 ‘파크 골프’를 쳐볼 기회도 주어진다. PO들의 쉬운 설명을 듣고 나면 어느새 부부는 프로 골프선수 같은 멋진 폼을 자랑하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경기중에는 골프 클럽을 잡은 부부들의 눈빛이 순식간에 미셸위처럼 날카롭게 변한다.

실컷 관광과 레저를 즐기고 난 뒤 오후에는 부부간의 화목을 구워내는 ‘베이커리 타임’이 진행된다. 남편은 PO들의 도움으로 멋진 빵집 할아버지로 변신한다. 평생 남편의 밥상을 차려준 아내에 대한 보답으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크림 케이크를 만들어 아내에게 바치면 이내 환한 웃음바다를 이룬다. 아내들은 남편들이 케이크를 만드는 동안 PO들과 남편을 위해 불러줄 사랑의 세레나데를 연습한다.

경기 수원에 사는 이용찬(69·여)·문영규씨(70) 부부는 “제주에 와서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을 사귀어서 너무 좋다”면서 “아들, 딸 같은 PO들도 너무 귀엽다”며 여행의 감동을 설명했다. 딸이 사준 커플 티셔츠를 함께 입고 여행에 참여한 김영신(56·여)·유영걸씨(63) 부부는 “아름다운 제주에서 사윗감 같은 PO들을 만나서 기분이 좋다”며 흥겨운 마음을 표했다.

추억여행의 클라이막스는 뭐니 뭐니 해도 셋째 날에 부부가 웨딩복을 멋지게 차려 입고 제주도의 야외를 거닐며 갖는 웨딩촬영이다. 남편은 턱시도를, 아내는 햐얀 드레스를 차려 입고서 제주의 비경속에서 웨딩촬영을 할 때쯤이면 부부는 저 세상에서도 영원히 함께 하자고 자연스럽게 고백하게 된다. 웨딩촬영을 하고 나면 그때까지도 서먹서먹했던 무뚝뚝한 남편들도 어느새 슬그머니 아내의 한쪽 손을 붙잡는다. 또 한사코 부끄럽다고 하던 아내도 먼저 남편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청하게 된다.

/글·사진=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여행가이드

한화리조트의 ‘러브 포에버’ 효도여행은 은퇴한 부부를 위한 국내 최초 맞춤형 여행이다. 아들과 딸을 대신해서 한화리조트의 국내 최초 놀이도우미인 ‘PO’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여행객들과 함께 한다. 주 여행 프로그램으로는 제주도 내 최고령 나무를 볼 수 있는 ‘비자림 숲 걷기’, ‘파크 골프’, ‘만장굴 탐험’, ‘웰컴파티’, ‘올인 세트장 걷기’, ‘용두암 앞바다 체험’ 등이 있다.
여행 출발 수주전부터 서울 YMCA 전문강사로부터 댄스강습도 배운다. 주 2회 출발하며 2박3일에 1인당 참가비용은 한화리조트 비회원 49만5000원, 회원은 44만원이다.
나무여행사 (02)736-9981, 한화리조트 1588-2299

■사진설명=500∼800년 된 비자나무 수천 그루가 숲을 이룬 북제주 구좌읍 인근 '제주 비자림'을 노부부가 다정하게 동반 인생을 회고하면서 거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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