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60만명에 육박했던 열린우리당의 기간당원이 8개월 만에 30만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우리당에 따르면 우리당의 기간당원 수는 지방선거 후보경선이 끝난 지난달 말 현재 25만명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30일 실시된 재·보궐선거 직후의 15만명보다는 많지만 지난해 9월 55만명을 돌파하면서 최고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썰물 빠지듯’한 급격한 감소 추세다. 우리당의 정당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흐름이다.
여기에다 지방선거 참패라는 결과까지 반영한다면 이달 현재의 기간당원 수는 25만명을 크게 밑돌 것이라는 게 우리당의 추산이다. 우리당이 ‘상향식 민주주의 상징’으로 자랑하는 기간당원이 우리당의 참패로 끝난 5·31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기간당원이 다시 늘어날 기회가 있을 지 의문이라는 데 있다. 우리당이 내세웠던 ‘상향식 민주주의’의 근간이던 기간당원제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당의 당헌은 달마나 2000원씩 내는 기간당원에게 각종 공직선거 후보자를 뽑을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주고 있다.
그러나 자금이나 조직을 앞세운 구태 정치인들이 기간당원 모집에만 주력하면서 제도의 취지가 왜곡됨은 물론 참신한 후보의 영입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의 급격한 기간당원 감소추세도 5·31 지방선거 전 후보자들이 대거 모집한 ‘모집당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모집당원은 자발적인 당원이 아니라 후보자의 권유로 갑자기 당원이 된 사람들이다.
김근태 의장조차 “비상대책위에서 확인한 결과 지방선거 경선지역은 후보가 모집한 모집당원이 대부분이었다”고 최근 털어놓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기간당원제 폐지론까지 제기된 가운데 지난 22일 열린 토론회에서 기간당원제를 손질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간당원제 도입을 주도했던 개혁파는 기간당원제 고수를 주장하고 있어 이 문제를 둘러싸고 우리당이 또 한차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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