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수산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전환을 추진하겠다”면서 “어촌관광과 레저수요를 연계시킨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민어와 명태 등 우리에게 민감한 조정관세 품목들에 대해서는 정부지원 등을 통해 외부의 영향에 상관없이 필수 수급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하는 한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뢰한 수산업 구조조정에 관한 용역결과가 나오는 오는 11월 이후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세워 내년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현장 중심의 행정, 고객 중심의 행정을 강조하는 김장관을 해양부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서울 계동 집무실에서 만나 정책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대담=박희준 정치경제부장>
―벌써 취임 4개월이 지났다. 8일이 해양부 출범 10주년이었다. 소감이 있을 텐데.
▲해양수산 분야는 미래 경제 활용의 원천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우리바다의)면적을 떠나 개발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해양부 창립 10년 동안 정책의 틀은 잘 짜여졌다. 방향도 잘 잡혔다. 따라서 이제 해양정책에 실행력을 넣어 시책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에 더해 제도와 예산, 법령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수산쪽 어업인들의 어려움이 많다. 고유가와 어획량 감소, 가격 경쟁력 약화 등 여러 면에서 어려움이 크다. 이런 어려움을 덜어줘야 하는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한·미 FTA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해양·수산 분야도 영향을 받을 텐데 대비책은 무엇인가.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산 수산물 수입이 늘어 이 부문에서만 5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어종인 냉동 명태, 냉동 민어 등 민감품목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고 최장 10년까지 유예를 받아내겠다는 각오다.
경쟁력 없는 업종은 전업과 폐업을 지원하고 경쟁력 있는 업종은 가공기술 개발과 브랜드화, 마케팅 강화 등 지원을 확대하겠다. 어업인들도 FTA가 국민경제 입장에서 볼 때 득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어업인들은 이런 대세를 인정해 주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업인들에게)상당히 감사해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도 안 되면 보안대책을 마련하겠다.
―보완대책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나.
▲구조전환이라고 보면 된다. 불법어업을 적극 단속하고 총어획량제도 등을 도입해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십시일반으로 고통을 감수하자는 것이다. 기업이나 관련 단체가 대안을 제시하면 과감하게 이를 수용, 정책에 반영하겠다.
수산 분야 FTA는 일반적으로 하는 상품협상과는 다르다. 세계 수산시장이 몇 개의 대형 업체들로 독과점돼 있어 수산물은 나름의 특성이 있다. 우리 제삿상에 올라가는 상품이 몇 개로 한정돼 있다(이런 독과점 대형 업체들이 가격담합을 하면 우리에게는 큰 피해가 온다). 따라서 민감한 부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필수 생산력을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이런 필수 생산품은 적극 발굴해서 정부가 보전을 해 줄 것이다.
(해양부는 명태와 민어 등 우리의 민감품목인 조정관세 품목에 대해서는 필수 수급이 가능하도록 시장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행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농어업인 지원 특별법’이 과거 한·칠레 FTA에 한정돼 있어 한·미 FTA 등 이후의 새로운 FTA에 따른 피해지원에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법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해양부는 농림부와 협의를 거쳐 폐업지원금 지원, 가격 급락에 따른 소득보전직불금 지원, 생산자 단체의 가공산업 지원, 생산기반 시설 정비 지원, 유통시설 설치운영 지원 시행기간을 현행 2008년에서 2010년으로 연장할 방침이다. 오는 11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수산업 분야의 전반적인 구조조정 방안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
―어촌 소득 증대를 위해 해양 관광은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
▲앞으로 구조조정과 구조전환이 이뤄지면 어촌에서 빠져나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생존기반은 결국 어촌일 수밖에 없고 이들은 정부가 먹고 살게 해줘야 한다. 따라서 어외소득을 늘리고 어촌관광이나 유통 분야, 주말 레저 및 레포츠 등등의 분야를 연결시켜줘야 한다. 이미 외국에서는 이런 사례들이 성공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게 입증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작게는 어촌 관광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어촌 몇 군데를 가봤는데 성공한 곳도 있고 그렇지 못한 곳도 있더라. 소득에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하는 곳들이 있는 데 비해 남해는 어촌 관광사업이 아주 잘 되고 있다. 이는 접근성 등이 재조정돼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했다.
레저, 관광 등 어외소득을 늘리기 위해 어촌에서 바다낚시를 하고 회를 먹은 뒤 자고 올라오는 연계사업을 해야 하는 데 지금은 소규모다. 앞으로 몇개 어촌을 연계해서 사업을 해야 하는 데 이런 패키지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내년에는 1∼2군데 시범사업을 실시해볼 생각이다.
―엑스포 유치는 어떻게 돼 가나.
▲지난번에 2010년 전남 여수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재수하는 셈이다. 재수를 했으니 합격해야 한다. 재수생은 막판에 강한 법이다. 지난 6월에 엑스포 유치를 위해 유럽 각국을 돌며 홍보도 하고 파리에서 열린 해양관련 국제회의에 직접 가서 한국 정부의 의지를 확실히 표명하고 오기도 했다. 경쟁국인 폴란드와 모로코는 지방정부에서 나와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는 장관이 직접 뛰고 있다며 회원국들이 칭찬하더라.
특히 재계에서도 적극 협조해주기로 했다. 10대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유치전에 나서주기로 했다. 특히 5대 기업들은 적극적인 홍보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회원국 관리도 잘 해왔고 김재철 전 무역협회 회장이 잘 하고 있다. 더욱이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도 집행위원으로 거의 매일 출근하며 적극 도와주고 있다. 민관합동 유치위원회를 발족시켜 사무처도 구성할 것이다.
―독도 해역의 조사와 관련, 한·일간 마찰이 반복되고 있는데.
▲독도는 누가 뭐래도 우리 땅이고 우리가 지배를 하고 있다. 다만 한·일간 배타적경제수역(EEZ) 획정 문제가 남아 있는데 이것이 핵심쟁점이다. EEZ 협상이 4∼5년 중단됐다 9월에 다시 협상한다. EEZ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양국간 마찰은 반복해서 발생하고 이는 국익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 따라서 잠정적인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먹을거리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 수산물 위생 안전을 위한 제도적·정책적 대안은 무엇인가.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통관검사를 강화해 부적합 수산물 반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위생약정을 체결해 현장점검도 강화했다. 태국과 러시아에도 위생약정을 체결한다. 또 국내 수산물에도 생산단계에서 안전성 조사를 하고 생산이력추적제를 시행해 위해 요소를 중점 관리하고 있다.
/정리=dikim@fnnews.com 김두일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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