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기반의 지능형 로봇(URC)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정보통신부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정한 ‘지능형 로봇’중 하나인 100만원대의 ‘국민로봇’ 사업이 2년10개월의 준비 끝에 오는 10월 시범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가정생활을 돌보는 URC 국민로봇은 지능형 로봇의 핵심 동력이다.
URC로봇은 최고의 정보기술(IT)·네트워크 인프라·테스트베드 환경 등 3박자를 갖춘 우리나라를 세계 3대 서비스 로봇 강국으로 진입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URC로봇은 생활·정보 도우미
URC로봇은 IT 복합체다. 모든 기능이 본체에 탑재된 독립 로봇과는 달리 URC로봇의 ‘두뇌’는 무궁무진한 데이터 들을 담은 외부 서버가 담당한다. 유·무선 통신이 서버와 로봇 간의 ‘신경망’이다.
국내 최대 통신업체인 KT가 국민로봇 사업의 주관사 역할을 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무선랜 등 유·무선 통신 인프라가 결합돼야 비로소 URC로봇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KT는 100만원대 국민로봇 1000여대를 10월 시범적으로 내놓는다. 이 로봇은 한울로보틱스, 다사테크 등 6개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으로 e메일·쪽지 전송, 홈 모니터링, 교육콘텐츠 제공, 뉴스 등 정보 제공, 청소 기능 및 청소기 제어 기능을 한다.
정통부와 시범사업 주관사인 KT가 URC로봇 컨셉트를 ‘생활·정보 도우미’로 잡은 이유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 시장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회가 급속도로 고령화되면서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가정생활을 돌보는 URC로봇 수요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URC로봇 론칭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에 한창인 KT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주호 KT 로봇사업담당 로봇기획부장은 “이번 시범사업의 목적은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라면서 “결과가 좋을 경우 2차 시범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RC로봇이 신 시장 만든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나오는 URC로봇이 제조·부품 업종뿐 아니라 콘텐츠·네트워크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로봇의 움직이는 기능을 기반으로 교육·정보·엔터테인먼트 등의 콘텐츠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서비스되기 때문이다. URC로봇은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 하며 나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반려자’가 되는 셈이다.
강기원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박사는 “장비·통신·콘텐츠 업체가 모두 URC로봇에 참여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로봇연구단 연구도 “URC 로봇은 중앙연산장치(CPU), 카메라모듈, 초음파센서 등이 복합된 종합 예술”이라면서 “산업용 로봇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에 대비해 로봇에 IT를 결합해 신시장을 창출하자는 게 URC로봇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URC 로봇은 차세대 성장 동력
URC로봇은 정보기술(IT)·생명공학(BT)을 잇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URC로봇 시장이 매년 18% 이상 고속 성장을 거듭, 오는 2010년대에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2020년에는 자동차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로봇을 앞으로 100년 동안 경제를 선도할 신성장 산업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는 개인·전문·네트워크 로봇을 포함한 지능형 로봇산업은 오는 2013년 총생산 30조원, 수출 200억달러에 1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관측한다.
로봇시대를 준비하는 우리나라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해 외국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지는 최근 “세계에서 무선통신이 가장 발달한 한국이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며 정통부의 URC로봇 산업 육성 정책을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는 2020년 국내 로봇 제조·서비스 시장의 경제 가치는 100조원으로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발행한 국고채 규모”라며 “로봇은 효자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onhor@fnnews.com 허원 박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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