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300포인트를 넘어섰지만 추가적인 랠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세계증시가 단기랠리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은 유가하락에 의한 인플레이션 우려 감소, 글로벌 기업 이익전망 회복에 따른 실적 저점인식 등이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세계 IT업종의 상승을 본 투자자는 바닥탈출에 첫 신호가 아닌가 싶은 기대를 가졌다. 8월22일 기준 MSCI 세계업종지수에서 반도체업종은 8월 한달동안 11% 급등해 그 기대를 반영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애널리스트 실적전망을 집계하는 IBES에 따르면 IT기업의 8월 이익증가는 전월대비 0.1% 수준에 머물렀다. 결국 실적모멘텀 보다 긴축우려가 해소될 경우 목표수익률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먼저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남은 3·4분기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던져지는 명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세계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기조가 중단되는 상황을 어느 정도 호재로 받아들일 것인가 여부이다. 최근 증시흐름을 되돌아 보면 기름값이 하락하고 경제지표가 악화되면 강한 상승시도가 이어진다. 이는 금리동결 및 인하가능성에 대한 1차적 반응으로 볼 수 있다.긴축우려가 해소되면서 발생하는 단기 유동성 랠리는 표면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듯 싶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반길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지적한 금리인상 중단상황이 상승기조를 이끈다면 이후에 등장할 거시지표의 본격적 악화소식은 주식투자 부담을 높이게 될 것이다. 긴축우려에서 해방감을 느꼈던 투자자는 경기하강을 확인시키는 매크로 변수 등장에 당황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 과정을 큰 충격없이 넘기기 위해서는 세계경제,특히 미국경제의 연착륙 가능 여부가 중요한 투자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적한 두 가지 명제는 설명한 것 처럼 분명 시간차를 두고 발생해야 하는 재료들이다. 우선적으로 긴축우려 해소에서 시작된 유동성 랠리를 확인하고, 경기둔화 지표의 등장에 따라 지지선을 테스트 하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따라서 당분간 시장방향에 중요성을 두기 보다, 기간조정 중에 발생하는 변동성을 어떻게 역이용하는 지 여부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김형렬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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