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발표자가 많았던 터라 컨퍼런스 행사장에는 좌석마다 통역기가 설치됐다. 하지만 통역기를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간에 은근한 ‘자존심 싸움’도 눈길을 끌었다. 대학원생 및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통역기 없이 강의를 들었던 반면 파생상품에 관심을 갖고 참가했던 비전문가(?)의 경우 통역기에 의존해 강의를 경청했다.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파생상품 전문가를 꿈꾸며 금융공학계열 대학원을 준비중인 김상욱씨(27)는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영어회화에도 총력을 기울였다”며 “하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금융공학과 영어를 병행하자니 벌써부터 겁이 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윤태순 자산운용협회 회장 등 기조연설자들은 이날 오전 행사장인 조선호텔에 도착 즉시 2층에 마련된 VIP룸으로 향해 담소를 나눴다. 이날 대화의 주제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문구에 대한 해석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들어 ‘아’ 다르고 ‘어’ 다름을 새삼 실감했다는 윤회장은 동북아 금융허브로 발전하기 위해 FTA를 받아들여야 하는 실정이지만 영문 해석 문제가 때로는 암초로 작용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양부위원장 역시 최근 자의적 문구 해석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 적이 많다며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odnsory@fnnews.com 김대희기자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주제발표가 대세를 이룬 상황에서 프리젠테이션 발표 기법이 눈길을 끌기도. 특히 과거와 달리 파생상품에 대한 친근한 접근을 위해 '노인과 개'라든가 '어부와 물고기'간의 관계 설정을 삽화로 처리, 이해의 폭을 높였다는 평가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화증권 김종훈 금융공학팀 과장은 "저명한 파생상품 관련 보고서나 연구서적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전문가들의 생생한 발표를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기 쉽게 어떤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번 파생상품 컨퍼런스를 평가하기 위해 배포된 설문지를 통해 "평소 어려운 분야로만 여겨졌던 파생상품에 대한 기본지식을 얻게 돼 유익했다"고 답했다. 특히 돈 챈스 등 저명한 학자들에게 직접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과 평소 지식을 패널토론을 통해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 데이비드 크론의 '파생상품의 법적 규제'를 가장 감명깊게 들었다는 한 참가자는 "파생상품 운용에 대한 기업 내부 통제시스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다음 포럼에 적합한 주제로 '다양한 상품 소개와 구체적 성장 전략에 대한 방법론적 고찰'을 가장 많이 제시, 내년에 열릴 제5회 파생상품컨퍼런스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섹션Ⅴ 강연자인 로버트 클렘코스키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 교수 겸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는 포천지가 "파생상품은 로켓 과학자들이 델타(δ), 감마(γ), 세타(θ) 같이 이해하기 힘든 용어들을 섞어 만든 비빔밥 같은 것"으로 표현했다며 파생상품이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무시하기에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해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파생상품이 가진 특징을 한마디로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반응.
○…넬슨 레이시 매사추세츠대 아이젠버그 경영대학원 교수가 파생금융상품 관련 도서를 추천해 관심을 끌었다. 레이시 교수는 밥 콜브가 쓴 '선물시장의 이해(82·Scott Foresman and Company)'는 파생금융상품에대한 고전으로 학문 중심의 최초의 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옵션시장(Cox and Rubinstein·85·Prentice Hall)' '옵션:이론, 전략, 적용사례들(Peter Ritchken·87·Scott Foresman and Company)' '옵션, 선물 그리고 다른 파생상품들(John Hull·89·Prentice Hall)' '파생상품, 위험관리에 대한 소개(Don Chance·89·Dryden Press)' '다이나믹한 헤징:적극관리 및 색다른 옵션들(97·Nassim Taleb·Wiley)' 등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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