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방송 이야기] ‘동네 라디오방송’을 아시나요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14 16:58

수정 2014.11.05 12:15


‘FM분당’이 개국 1주년을 맞이했다고 한다. FM이라고 하니 무슨 라디오 방송임에는 틀림없는데, 왠지 낯설다. ‘KBS FM’, ‘교통방송’, ‘국악방송’, ‘원음방송’ 등과 같은 라디오 방송명은 들어보았어도, ‘FM분당’은 생소하다. 뭘까? ‘FM분당’은 소출력 라디오 방송이다.

소출력 라디오 방송은 FM 주파수(88∼108㎒) 대역에서 1와트 수준의 작은 출력을 이용하여 제한된 지역에서 운영하는 방송으로 2004년 11월 방송위원회가 전국 8개 시범사업자를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한정된 주파수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문화를 발굴·육성함으로써 방송의 다양성 구현과 시청자의 방송제작의 참여 확대를 통한 시청자 권익 증진에 크게 기어케 한다는 것이 정책적 목표다.

현재 방송중인 소출력 라디오 방송은 ‘FM분당’, ‘마포FM’, ‘관악FM’, ‘광주시민방송’, ‘금강FM’, ‘나주방송’, ‘성서공동체FM’, ‘영주FM방송’ 등 8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를 대상으로 하는 ‘FM분당’의 프로그램을 보자. ‘굿모닝 분당’, ‘분당 매거진’, ‘분당 카페’, ‘아이러브 분당’, ‘여기는 FM분당입니다’, ‘분당 캠퍼스’, ‘분당 먹거리’ 등 제목만 보아도 분당 지역방송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외에도 ‘Saturday Music’, ‘탄천을 보호합시다’, ‘한밤의 음악편지’ 등 누구나 들어도 좋을 일반 문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청취자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자원봉사 참여 신청, 노래 신청, 동네 소식 제보 등을 보면, ‘FM분당’이 지역방송으로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서울시 마포구를 대상으로 하는 ‘마포 FM’은 ‘FM분당’과는 좀 다르다. ‘기분 좋은 6시’, ‘꽃다방’, ‘내마음의 클래식’, ‘랄랄라 아줌마’, ‘마음가는대로’, ‘뮤직푸드’, ‘아름다운 인생’ 등 제목만으로는 일반 라디오 프로그램 같다. ‘성미산 이야기’, ‘톡톡 마포’ 정도가 마포 지역 라디오임을 알게 해 준다. 지역마다, 방송국마다 표현 방법이 좀 다른 것 같다.

다른 표현법을 갖고 있는 방송은 또 있다. 대구시 달서구 성서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성서공동체FM’. 이 방송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희망인 방송이다.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때문인지, 이 방송은 ‘이주노동자와 성서주민들의 이야기를 담는 동네방송국’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출력 라디오 방송은 비영리 법인인 만큼 거주하는 지역과 라디오 방송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되고 있다.
방송이 어느 특정 자본에 의해 의도된 여론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방송의 주인인 국민 모두의 자연스런 소리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을 통해 국민 모두가 방송의 주인으로 자리매김해 가는데 소출력 라디오는 한 몫을 하고 있다.

/공희정 스카이라이프 커뮤니케이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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