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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설 ‘솔솔’…구조조정 신호탄?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24 16:16

수정 2014.11.05 11:53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중소형 증권사의 생존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한양증권 매각설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얼마 전 최대주주가 보유지분을 모두 정리한 이후 경영권 향방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중소형 증권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은 매각 신호탄(?)

한양증권의 실질적 지배주주였던 김연준 이사장은 1914년생으로 올해 92세의 고령이다. 병원에 입원한지 오래일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 그래서인지 창업주인 김이사장은 올 들어 지분 정리에 나섰다. 보유지분 158만3167주(12.44%)를 전량 처분, 최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났다. 지난 3월 지분 매각시에는 90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는 등 수익도 짭짤했다.

이에따라 한양학원외 특수관계인이 지분율 40.47%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한양학원 16.29%, 백남관광 10.85%, 김종량 한양대 총장 4.05% 등이다. 이는 1년 전 50.76%와 비교할 때 10%포인트가량 낮아진 수치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40% 이상인데도 왜 경영권 매각설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일까. 한양증권이 지난달 14일 제출한 분기보고서의 5% 이상 주주 주식소유 현황을 보면 좀더 명확해진다. 지난해 분기보고서에는 이름이 없었던 기관세력이 대거 입성한 점이 주목을 끈다. 한국투자신탁운용(8.50%), JF자산운용(7.13%)이 대주주로 올라있고 신영투자신탁운용이 7월말 기준 한양증권 지분을 5.75%(73만2020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들 3개 기관의 보유지분율은 21.04%에 달한다. 경영권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다. 한양증권 매각대금으로 적자를 보는 한양의료원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설도 있다.

한양증권 김윤상 상무는 “실질적 최대주주인 김종량 총장 지분이 꾸준히 늘고 있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40%가 넘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기관들의 경영권 위협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못했다.

■생존전략 고민하는 한양증권

한양증권이 매각되지 않고 자체생존 전략을 채택하더라도 고민은 가라앉지 않는다. 경쟁이 치열해질 환경 속에서 어떻게 회사를 꾸려갈 것인가 하는 점. 증권가 최장수 사장인 유정준 사장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유사장은 지난 98년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올초 연임에 성공하면서 오는 2008년까지 한양증권을 맡게 됐다. 올해로 9년째. 유사장의 장수에는 김연준 이사장의 전폭적인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증권가에서는 정설로 통한다.
하지만 든든한 후원자인 김이사장이 고령인데다 최대주주 위치마저 상실하면서 유사장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런 유사장 입장에서는 증권업계 최대 화두인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점이 더 큰 부담이다.
자통법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특화·전문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대처 방안은 전무한 상태. 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전문화·대형화·글로벌화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다른 증권사와 달리 무사안일에 빠진듯한 경영진의 무대응과 이에 따른 회사의 비전 부재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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