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풍성한 한가위] 볼만한 영화 뭐가 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0.04 14:28

수정 2014.11.05 11:29



올해처럼 많은 영화들이 간판을 내건 적이 또 있었던가. 올 추석연휴 극장가를 수놓고 있는 영화는 국내외 작품을 통틀어 10여편. 저마다 재미와 감동을 내세우며 추석 관객에게 손짓하는 10편의 영화를 만난다.

△추석에는 역시 코미디가 최고=우선 관객의 눈길을 끄는 작품은 웃음을 전면에 내세운 코미디 영화들이다. 지난 2002년과 지난해 추석시즌 개봉해 5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가문의 영광’ 시리즈 3탄 ‘가문의 부활’을 비롯해 김정은·이범수 주연의 ‘잘 살아보세’, 인간이 되고 싶은 여우 가족의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그려낸 ‘구미호가족’, 박인환·최주봉 등 중견연기자들의 맹활약이 돋보이는 ‘무도리’ 등이 관객의 배꼽을 책임져 줄 영화들이다. 그중 흥행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작품은 벌써부터 4탄 제작 소식이 알려지고 있는 프랜차이즈 코미디 ‘가문의 부활’. 전편에서 검사를 며느리로 맞아들였던 조직폭력배 일가가 손을 씻고 김치사업에 뛰어들면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코믹하게 그렸다. 1970년대 가족계획을 풍자해 웃음을 실어나르는 ‘잘 살아보세’나 ‘할아버지판 마파도’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무도리’는 중·장년층 관객에게, ‘엽기 뮤지컬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구미호 가족’은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 하는 10∼20대 관객에게 안성맞춤해 보인다.


△진한 감동과 스릴을 원한다면=코미디의 가벼움에 식상한 관객들이라면 공지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안성기·박중훈 주연의 ‘라디오 스타’, 스릴 넘치는 화투판을 배경으로 한 ‘타짜’ 등을 선택하면 대과가 없을 듯하다. 강동원·이나영이 주연을 맡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사형수와 여교수가 펼치는 최루성 멜로 드라마가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고, 안성기·박중훈의 연륜 있는 연기가 빛을 발하는 ‘라디오 스타’는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며 묘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한물간 록 가수와 그의 매니저를 통해 삶의 뒤안길을 조명하는 ‘라디오 스타’는 ‘왕의 남자’로 내년도 아카데미영화제 한국대표로 선정된 이준익 감독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어서 주목된다. 또 허영만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고니(조승우), 평경장(백윤식), 정마담(김혜수) 등 영화 속 캐릭터가 살아 숨쉬고 스토리 전개도 매끈한 편이어서 또다른 영화적 재미를 제공한다. 특히 정마담 역의 김혜수는 전라 노출 연기를 불사하는 투혼을 발휘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성룡 vs 장쯔이 vs 개미소년=한국영화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올 추석 극장가에서 외국영화를 전혀 만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명절 때마다 한국을 찾았던 홍콩 스타 성룡의 ‘BB프로젝트’를 비롯해 중국의 새로운 스타 장쯔이가 황후로 등장하는 ‘야연(夜宴)’, 존 니클의 베스트셀러 동화 ‘개미나라에 간 루카스’를 원작으로 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가 7편의 한국영화들과 함께 간판을 내건다.
부잣집 아이를 유괴했다가 그 아이를 돌보느라 진땀을 빼는 어리숙한 좀도둑 이야기를 그린 ‘BB프로젝트’에서는 성룡 특유의 코믹 액션 연기를 맛볼 수 있고, ‘중국판 햄릿’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 ‘야연’은 중국 무협영화들이 선보였던 장대한 스케일과 화려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올 추석영화 중 유일한 전체관람가 등급인 ‘앤트 불리’는 어린이와 함께 극장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관객들에겐 반가운 손님이다.
개미소년의 모험을 통해 인간세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앤트 불리’에는 니컬러스 케이지, 줄리아 로버츠, 메릴 스트립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자로 가세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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