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세 가구업체들이 수입가구의 무관세를 들어 가구 원자재에 대한 고율 관세를 낮춰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부엌가구, 인테리어 가구의 원자재로 쓰이는 중밀도 섬유판(MDF)과 파티클보드(PB)의 수입관세가 8%로 책정돼 원가비용 상승, 국내 제품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반면 수입 완제품 가구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0∼3% 낮은 관세를 적용받아 국산제품의 가격경쟁 우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구업체들은 MDF는 20%, PB는 60%의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처럼 고율의 관세는 가격 경쟁력을 급속히 약화시키는 역차별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완성가구에 대한 수출 물량이 10%밖에 안돼 수입관세의 90% 이상을 환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가구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최창환)는 "8%라는 고율의 관세 때문에 영세 가구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대형 가구업체를 제외하고 현재 상시종업원 500인 이상 가구업체 수는 11개사에서 1개사로 줄어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또 "WTO 규정에 따라 외국산 가구에 대한 수입관세가 없거나 낮게 책정돼 외산 가구에 비해 국내 가구업계가 역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MDF, PB 등 가구 원자재에 대한 수입관세 기본세율을 낮추거나 할당관세로 지정해 일정기간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가구조합연합회 이태근 전무는 "국내 1400여 영세업체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서 "기본세율 8%를 3%로 낮춰주거나 가구 사용분 수입 원자재를 할당관세 품목으로 정해 일정기간 깎아줘 국내업체들 경쟁력을 높여달라"고 밝혔다.
이같은 가구업계 요구에 정부는 다른 무관세 업종과 형평성을 들어 관세율을 낮춰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산업관세과 관계자는 "가구에 대한 무관세는 전세계적인 추세며 가구와 원자재 간의 역관세 현상은 불가피하다"며 "다른 10여개 무관세 품목과 형평성 때문에 가구업계의 요구를 수용하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구업계의 경영난은 중국, 동남아산 값싼 가구들이 수입되면서 어려워졌지 반드시 관세 때문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yangjae@fnnews.com 양재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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