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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영흥화력발전소 잇는 세계 첫 해상송전선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08 17:07

수정 2014.11.04 19:39



지난 4일 서울에서 두시간여를 달려 한국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에 도착했다. 높이가 200m에 이르는 굴뚝 2개가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수도권 전력공급의 핵심으로 꼽히는 발전설비 160만㎾(1기당 80만㎾)의 석탄화력발전소다.

5년 4개월 간의 공사 끝에 2004년 12월 완공된 이 발전소는 총사업비 2조3000억원이 넘게 투입됐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기존 표준석탄화력에 비해 출력이 60% 이상 향상됐다”면서 “특히 1000개의 먼지 가운데 998개를 잡아낼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발전소”라고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1주일에 한번 6만∼14만t 정도의 유연탄이 들어와 야적장에 쌓이는 데도 석탄가루가 흩날리지도 않았고 석탄 냄새도 전혀 맡을 수가 없었다. ‘석탄을 쌓는 기술이 좋아서’라는 설명이다. 그것도 모자라 석탄 야적장 외곽에는 15m 높이의 방풍림을 조성해놨다.

1·2호기 옆으로 굴뚝 하나가 더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3·4호기를 건설하는 중인데 굴뚝 하나를 같이 쓴단다. 그새 기술이 진보한 것이다. 남동발전은 향후 12호기(총 960만㎾)까지 건설해 수도권 전력 사용량의 50%를 책임지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화력발전소를 나와 왔던 길을 되짚어갔다. 이날의 ‘주인공’인 세계 최초의 해상 송전선로(345㎸)를 보기 위해 시화호로 가는 길이다. 막상 시화호 위에서 바라본 해상철탑은 한참 떨어진 차 안에서 보던 것과는 규모가 너무 달랐다.

철탑의 높이는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략 80∼160m, 무게는 평균 150t 정도다.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시흥변전소까지 모두 137기가 바다와 호수, 산을 가로질러 서 있다. 바다 위 철탑은 아래에 박아놓은 파일 길이만 40m에 이른다. 해상구조물에 올라보니 너덧명이 족구를 해도 충분할 것 같은 넓이다.

철탑 하나를 만드는데 30억원 가까운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 영흥송전선로의 총 길이는 80㎞로 공사비만 4400억원에 이른다. ㎞당 50억원 이상 투입된 셈이다.
송전선로 건설에 들어간 전선은 1900㎞를 훌쩍 넘는다.

한전 남서울전력소 김경오 운영과장은 “시설용량이 1200만㎾로 영흥화력이 12호기까지 전력생산을 늘린다 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연간 약 3700억원의 국가경제적 이익, 50억원의 송전망 운영비용 절감과 함께 수도권 전력공급 신뢰도 향상까지 ‘1석3조’의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과장은 “다른 나라에서도 바다를 잠시 거쳐가는 송전선로가 있기는 하지만 이처럼 완벽하게 바다를 건너가는 송전선로는 영흥송전선로가 세계 처음”이라며 “덕분에 지난 6월에는 전력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디슨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영흥도(인천)=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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