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Pie)가 커질수록 손해 눈덩이’
자동차 보험시장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보험사들의 실적은 갈수록 곤두박질 치고 있다. 업계전체의 영업손실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LIG, 삼성, 동부, 현대 등 시장점유율이 높은 대형사일수록 영업손실폭도 오히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도 상·하반기에는 영업손실폭을 줄이기 위한 보험사들의 자구노력이 현실화되면서 차동차 보험료 인상 압박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특수팀에 따르면 지난 4∼9월(상반기) 국내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을 잠정 분석한 결과, 이 기간동안 자동차 보험 영업손실은 총 4330억원으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1623억원)대비 무려 166.8%(2707억원) 영업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반면, 이 기간동안 국내 자동차 보험 시장 규모(원수보험료 기준)는 4조6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했다.
회사별로는 LIG, 삼성, 동부, 현대 등 전체 시장의 67.7%를 점유하고 있는 대형손보사들의 영업손실이 각각 813억원, 769억원, 660억원, 489억원으로 업계 최대치를 나타내 ‘차보험을 늘리면 늘릴수록 손해’하는 공식을 다시한번 증명했다. 동부의 경우, 올해 공격적인 영업으로 시장점유율을 지난해보다(13.4%)보다 0.4% 확대하면서 영업손실폭이 전년동기대비 무려 622억원 증가했다.
이같이 손보사들의 차보험 영업손실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은 시장규모 확대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손해율 때문이다. 상반기 중 차보험 손해율은 78.7%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73.0%) 5.7% 악화됐으며, 보험료 산출의 기준이 되는 예정손해율(평균 70.5%)을 8.2%나 넘어섰다. 특히 흥국쌍용화재의 손해율이 85.1%로 가장 높았고, AHA는 49.8%에 그쳤다.
또 손보사의 영업실적 호전에 기여하는 경과보험료는 3.9% 증가에 그친 반면, 보험사고 증가 등으로 발생한 손해액은 12.1%로 크게 늘어난 것 역시 보험사들의 영업손실 증가에 한몫했다.
다만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은 손보사의 사업비 감축 노력에 따라 30.5%로 1%포인트 감소했다.
김철영 금감원 보험감독국 특수보험팀장은 “합리적인 요율 산정 등 보험사의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허위 입원에 대한 의료기관 관리 강화, 보험사기 수사지원팀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위·원은 올 5월부터 ‘자동차 보험 경영정상화를 위한 특별대책단’을 구성하고 대책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손보업계에서는 이같은 당국의 대책이 대부분 중장기적 처방인데다 실질적으로 손해율을 낮출수 있는 교통사고 강력사고 등의 의지는 부족해 ‘미봉책’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결국은 내년이후 보험료 인상 가능성만 더 커지는게 아니냐는게 업계의 해석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손해율이 낮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영업손실을 줄이는 방법은 결국 가입을 줄이거나 보험료를 높이거나 둘중 하나 아니겠냐”며 “현실적으로 가입을 제한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결국은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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