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마케팅 시장에 브랜드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대와 대우, 삼성, GS건설 등 초대형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내년 분양시장 선점을 위한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특히 내년 이후에는 정부의 민간아파트 분양가 규제의 강도가 거세지는 데다 주택청약제도의 전면 개편에 따른 분양시장의 위축 등이 우려됨에 따라 이에 대처하기 위한 주택건설업체들의 브랜드 강화 전쟁은 앞으로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주택건설업체들은 이 처럼 급변하는 주택분양시장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신규 브랜드를 도입하거나 기존 브랜드의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아파트 내외부의 디자인을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사후서비스(AS)를 강화하는 데 온 정성을 쏟고 있다. 더불어 상업광고(CF)를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주택상품은 물론 기업이미지 제고차원에서 각종 문화사업과 연계시키려는 노력 등도 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주거문화 업그레이드’ 총력전
이같은 브랜드 전쟁에 불을 지핀 곳은 현대건설. 지난 9월 말 ‘힐스테이트’라는 독자적인 아파트 전문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브랜드 전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힐스테이트는 ‘집에 담고 싶은 모든 가치 실현’을 모토로 삼아 주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지난달 이 브랜드를 첫 적용해 분양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서울숲 힐스테이트’는 1순위 청약접수에서 평균 75.4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전 평형 마감되는 기염을 토했다. 뉴 브랜드를 론칭한 지 한 달 여만으로 현대건설측은 브랜드 론칭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현대의 전략은 고품격 주거문화공간 창출을 목표로 아파트 외관과 인테리어, 조경 등 모든 부문에서 한 차원 높은 주거상품을 선보이는 것. 먼저 외관 및 조경부문에서는 입지, 조망, 환경 등을 고려한 최적의 설계를 위해 세계 유수의 디자인회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평면설계도 다양한 연령층의 요구를 반영,가변형 공간연출이 가능한 360도개방형 평면을 개발했다. 노약자를 위한 골든팩 상품과 남성전용 다목적 수납공간 등 타깃 공간 개발도 주요 전략의 하나다.
지난 2003년 초 ‘친환경 고품격 주거공간 제공’을 내걸고 탄생한 대우건설의 브랜드 ‘푸르지오’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푸르지오는 단지 설계, 조경, 평면, 인테리어, 설비 등 아파트 전반에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되고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생활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단지 입지를 고려해 지역의 역사와 유래, 환경적 특성과 잘 어울리는 다양한 테마공간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앞으로 입주자들의 개성과 가족수, 생활방식 등을 고려한 가변형 및 개방형 평면, 오디오비디오(AV)룸, 스튜디오, 공작실, 도서실 등 기능성을 높인 공간 등 신평면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 2000년 주택업계 최초로 아파트에 브랜드를 도입해 주택 시장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건설의 ‘래미안’도 자존심 경쟁에 합류했다.
삼성건설의 ‘래미안’은 유비쿼터스 주거 표준모델 개발을 위해 지난 5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하우징 프레임워크’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중이다.
올해 13개 브랜드 관련 상을 받은 GS건설은 ‘자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아파트 광고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동호회, 가가자이, 나눔편 총 3편으로 방영 중인 텔레비전 광고는 자이 입주민만이 가질 수 있는 커뮤니티, 정(情), 자부심을 그려냈다는 평가다.
GS건설은 올해 브랜드 통합작업을 벌였다. 자이 로고를 전국 150개 현장 펜스와 모델하우스에 색깔·크기가 통일된 자이 로고를 부착한데 이어 내년에도 GS건설은 아파트에 서비스되고 있는 다양한 고객만족(CS) 활동과 입주민 공동체 위주의 활동 등을 강화시킨다는 복안이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은 올해 하반기부터 집의 본연의 역할인 ‘쉼’에 최대한 부합하는 인테리어를 선보이면서 주택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몰아가고 있다. 국내 최고의 인테리어 전문가 중 한 사람인 마영범 교수와 손잡고 ‘자연과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개발해 적용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고객맞춤형 평면인 ‘스타일 아파트’를 도입했다. 발코니 확장 등 다방면으로 변형이 가능한 기둥식 구조의 신평면이나 실내외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이 강화된 새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공간의 변화를 연출해 각 방이 2가지 이상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컨버터블 아파트’와 움직이는 벽체, 슬라이딩·폴딩도어 등을 통해 미래주택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아이파크 브랜드 론칭을 계기로 시작된 평면 등 개발을 통해 현재까지 총 337건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쌍용건설의 ‘예가’는 최근 지역·연령· 평형별로 아파트의 외관과 평면, 공용공간 설계를 다르게 하는 디자인 저작권을 동시에 13건이나 취득하면서 디자인 및 설계 차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주민 등 고객 사후관리 경쟁도 치열
삼성건설은 계약자와 입주자에 대한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하자가 발생한 뒤 진행되는 AS의 개념에서 탈피해 입주 전 ‘좋은 집 만들기’등 사전점검 행사를 통해 사전에 불만의 요소를 찾아내 해소하는 사전서비스(BS) 개념으로 바꿨다. 최근에는 래미안의 서비스 브랜드 ‘헤스티아’를 론칭하고 입주아파트에 대해 매년 정기점검을 실시하는 등 고객만족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기존의 AS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AS통합관리시스템 ‘아이클릭(I-click)’을 구축하고 이를 전담하는 CS팀을 운영하고 있다. 입주자 응대 매뉴얼 활용, 품질경연대회, 현장 품질순회교육 실시와 맞물려 고객 서비스 분야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쌍용건설은 쌍용건설은 세무·금융·부동산 등 전문가와 상담원 등 총 10명으로 전담팀을 꾸려 입주를 앞 둔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맞춤형 해결책을 제공하는 ‘입주 토털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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