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하나은행장은 2007년을 맞아 새로운 성장 모델로 온라인 금융을 선택했다. 새로운 사업부를 만들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연계성을 높이겠다는 목표인 것이다. 개인 고객 중에서도 특히 신용카드 분야의 확대를 강조한 것이다.
김 행장은 “은행의 대형화와 LG카드의 은행권 매각 등으로 신용카드 시장이 은행 주도로 선회할 것이란 판단 하에 올 신용카드 매출액 35% 성장과 회원 수 100% 성장, 올해 600만명 회원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타깃·틈새시장을 공략할 니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고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만들어 낼 계획이다. 전국민이 지갑 속에 하나은행 카드를 보유케 하고 가장 먼저 사용하는 카드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 그의 포부이자 소망이다.
지난달 1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상품전략 산하의 카드 본부를 은행장 직속의 독립 본부로 분리한 데서 김 행장의 경영철학이 묻어나고 있다.
향후 투자은행(IB)과 해외 진출이 은행권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 IB업무 강화를 통한 선점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도 올해의 목표다.
김 행장은 올해 실물경제의 둔화와 금융환경 및 제도의 변화 속에서 금융권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영업 성장을 추구하되 자산의 질적 관리와 수익성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비이자수익의 확대를 위해 금융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너지 및 은행의 크로스 셀링을 강화하는 한편 수익성을 확보하는 영업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해외 진출 경쟁에 대해 하나은행도 2015년까지 중국, 베트남, 인도 등에 이르는 차이나 벨트를 완성, 아시아기반의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김 행장은 “중국 동북3성 지역의 경우 지분인수 등 전략적 투자자로서 경영참여 및 현지거점,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중국 현지를 직접 방문, 현지 진출의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현지인을 대상으로 창춘에 소재한 지린대학에서 중국하나금융 전문가 과정을 개최하고 현지 감독기관(랴오닝성 CBRC) 및 상업은행(하얼빈, 선양, 진저우 등)과의 연수진행을 통해 리스크 매니지먼트,프라이빗뱅킹(PB)영업 노하우 등을 전수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하나은행의 위상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장기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행장은 “과거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 시도가 실패로 끝났던 점을 교훈 삼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지역인지를 면밀히 검토해 철저한 현지 시장 분석과 자산 분석을 통해 이익 창출이 예상될 때 해외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 동북3성 지역의 경우도 위험 관리가 가능하고 이익 발생이 예상된다면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외환은행과 LG 카드 등 연이은 인수합병 시도 실패는 아쉽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적극적인 자체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환경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자체 성장의 목표로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40개 영업점 신설 및 610개 확장 영업 채널을 바탕으로 꾸준히 영업을 확대한 결과 시장점유율이 2005년에 비해 오히려 1.2%포인트 정도 상승했다고 김 행장은 덧붙였다.
그는 “지속적으로 우량자산 증대를 퉁한 자체 성장을 모색하면서 총자산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노력하고 금융그룹을 통한 시너지 확대로 성장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새해의 포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mchan@fnnews.com 한민정기자
■쾌도난마형 ‘아이디어 뱅크’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사내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다. 옛 한투증권 시절 하나경제연구소 설립을 제안했으며 AM(Account Manager·회계관리사)제도를 도입, 은행 회계 시스템을 효율화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김 행장의 사무실은 책상 위에 미결서류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업무 처리가 신속해 '쾌도난마'형으로 분류된다. 또한 점심시간을 줄이기 위해 식당에 가기 전 음식을 미리 예약주문하는 '일벌레'이기도 하다.
지난 78년 입사해 말단행원에서 최고은행장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 1952년생으로 부산고,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슬하에 1남을 두고 있으며 주량은 소주 1병, 골프와 바둑을 즐긴다.
/홍순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