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들이 인기 있는 일부 학과로 몰리면서 학과간 전공선호도가 양극화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거나 잘못된 학과 선택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에게 전공을 바꿀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전과제도를 이용해 학생들이 취업률이 높거나 흥미로운 과목을 듣기 위해 집중 지원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한양대학교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건축학부가 2.8대 1을 기록했으며 신문방송학과와 법학과는 각각 2.75대1, 1.7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법대의 경우 전통적으로 인기 과목인데다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전과 경쟁률이 입학 경쟁률에 버금갈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전북대는 사범대 국어교육과의 전과 경쟁률이 2.5대 1을 기록했으며 역사교육과와 수학교육과는 각각 5대1, 2.8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한양대 역시 사범대 영어교육과가 2.5대1, 국어교육과 2대1을 기록하며 전통적인 인기학과의 위치를 고수했다.
한양대 영문학과에서 신방과로 전과했다는 차영진(26)씨는 “입학과는 다르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해서 너무 행복하다”며 “전과제도를 활용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어 즐겁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과제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들도 적지 않다.
한양대 자유게시판에서 ‘쿨 핸드 루크’라는 아이디를 가진 학생은 “전과요강이 공지될 때마다 역사학, 철학, 독문학 등의 경쟁률은 제로”라면서 “원하는 과묵을 들을 수 있도록 학사제도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전과제도의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대학생들이 졸업 후 구직에 대비,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학과로 옮기려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문학 등 기초과학 학문의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시 전과가 어렵지 않다며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학과의 지원을 유도하는 것도 전과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재설 명예기자(한양대) lemontree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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