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00억원 가까운 주식을 매수하는 등 매수세가 본격화된 지난달 31일 이후 엿새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98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69억원 등 양시장에서 1조원 가까운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폭발적인 외국인 매수세는 증시 상승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는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왕성한 식욕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주 편식에 대한 우려감은 상존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다른 업종으로 매기를 확산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 긍정적”이라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의 상승흐름을 좀 더 연장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속된다 vs 일시적이다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여부에 대한 증권사 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미 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경기낙관론, 신흥증시의 버블 가능성, 6자회담 등에 따른 한국시장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란 주장은 주로 국내 증권사에서 나왔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미국 인플레 우려 감소발표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시장에서도 정상적인 이머징마켓 매매패턴으로 복귀하면서 순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지난 2004년부터 강한 매도세로 일관했던 영국·프랑스 등 유럽계 자금이 한국증시로 재유입되는 것”이라며 “유럽계 자금이 단발성이 아니라면 전체 외국인 매매도 매수기조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경기전망이 안 좋아 외국인 매수세가 추가로 들어올 것이란 기대는 섣부르다”면서 “특히 매수세가 은행주에 집중된 점은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급락했던 금융주의 가격 메리트만 부각되고 전체 시장에 대한 자금유입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은행주 편식 우려
지난 엿새 동안 외국인은 은행주를 2546억원어치를 거둬들였다. 전체 매수업종 중 30%를 넘는다.
반면 전기전자업종 중 반도체업종에 대한 외면은 싸늘하다.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에만 전기전자업종 1조5423억원을 내다 판데 이어 석 달 동안 2조1190억원을 순매도했다. 올 들어서도 이미 4083억원 규모를 내다 팔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들어 은행주에서 벗어나 운수장비(1167억원), 통신(909억원), 건설(692억원), 운수창고(401억원) 등으로 매기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지수관련 대형주에서 옐로칩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전돼 지수영향력은 약화됐지만 업종간 순환매가 활발히 일어난다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미 증시의 상승모멘텀 부재, 아시아증시 변동성 확대 등과 지수상단에 대한 부담으로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며 “업종별로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운수창고와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팀장은 특히 “외국인이 수급여건을 개선시키고 업종별 순환매까지 이끈다면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좀 더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odnsory@fnnews.com 김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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