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됐다. 이번 협상에서는 쇠고기 수입 재개 여부와 쌀 시장 접근성 개선 문제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해 FTA 비준권을 갖고 있는 미국 의회가 워낙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고 쌀 시장 접근성 제고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측의 입장이 완강해 주목된다.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는 ‘쌀이 한국에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시장 접근성의 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그동안 쟁점이 돼왔던 쇠고기 문제에 더해 쌀 시장 접근성 제고도 협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미 의회는 3월 말까지 모든 민감한 문제를 타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우리측 대표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일부 미국 상원의원들은 뼛조각이 들어있는 쇠고기 수입 불허 조치를 이유로 FTA 체결 자체를 반대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을 제소하자는 결의안까지 준비하고 있다. 한·미 FTA 체결이 필요한 한국으로서는 이른 시일 안에 해법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쇠고기 문제뿐만 아니라 자동차 의약품 무역구제 등 이제까지의 협상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쇠고기는 물론이고 무역구제법 개정에 완강히 반대하고 있으며 자동차 및 의약품과 관련된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전혀 완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측으로서는 FTA 체결이 절실하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수출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보와 타협 없이는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없는 게 사실이고 양측이 극적인 타협을 이룰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협정 체결이 중요하다고 해도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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