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차상근기자】 스페인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오후(한국시간 13일 새벽) 현대·기아차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법원으로부터 실형선고를 받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관련, “그래도 내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막해 15일까지 마드리드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07 스페인 한국 일류상품전’ 시찰중 기아차전시관에 들러 김용환 기아차 부사장으로부터 슬로바키아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신제품 소개를 듣고는 불쑥 “회장때문에 신경많이 쓰이죠.대통령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 뒤 이같이 위로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 5일 회삿돈 횡령 등의 혐의로 1심재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노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계기로 이날 단행한 2·12특별사면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현대·기아차의 조속한 경영안정 등의 차원에서 정 회장에 대한 특사란 정치적 판단을 기대했던 경제계를 위로하고 끌어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음 8·15 광복절이나 성탄절에 특사를 하게 되면 이번 특사에서 제외된 정회장 비롯 다수의 경제인들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노 대통령은 LG전자 전시관을 가장 먼저 방문, LG전자의 최신형 휴대폰을 직접 시현했다. 또 LG전자 백색가전의 주방용 빌트인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동행한 권양숙 여사에게 “우리 새집 지을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보르도TV가 소니제품보다 두배나 많이 팔린다고 삼성전자 관계자가 설명하자 “화면도 무척밝네”라며 품질에 관심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스페인 무역투자유치 기관장과 인사하는 자리에서 기관장이 “양국간 교역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자, 노 대통령은 “나는 운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다. 내가 왔으니 잘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모두 1000여명의 바이어가 상담을 하고 상담금액으로는 5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페인에서 처음 열린 한국 상품전은 국내 104개사가 참가해 세계일류인 한국상품과 기술을 선보이는 전시회다./csk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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