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골프의 야오밍’ 발굴에 발벗고 나섰다.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업체 아디다스 자회사인 테일러메이드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중국골프협회(CGA)와 각각 후원 계약했다고 14일 밝혔다. 계약 조건은 테일러메이드가 3년간 골프클럽과 의류, ‘꿈나무’ 육성을 위한 자금 지원을 하고 R&A가 중국골프협회에 1년 동안 코치와 경기위원을 파견한다는 조건이다. 이번 계약은 중국의 엄청난 인적자원이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배경에 대해 데니스 앨런 테일러메이드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은 “중국 골프는 현재 발아기 단계”라면서 “많은 제약이 따르겠지만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키워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프가 사치성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 타파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이 싼 비용으로 골프를 치는데 우리의 지원이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장샤오닝 중국골프협회 전무이사는 “이번 계약은 중국 골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우선 세계 정상급 여자 선수를 키우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골프 인구는 현재 약 3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3700만명에 이르는 미국의 1%, 한국의 10%에 불과한 규모지만 그 잠재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골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중국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골프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고 유럽프로골프(EPGA)를 비롯한 많은 토너먼트 스폰서들이 중국에서의 대회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따라서 이번 계약이 중국의 골프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80년대 초 세계적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가 리복의 출현으로 한때 위기에 봉착한 적이 있었다. 그때 위기 돌파구로 나이키가 찾아낸 것은 다름아닌 미국 프로농구(NBA)였다. 그 곳에는 막 스타로 발돋움하기 시작한 마이클 조던이 있었다. 조던을 활용한 나이키의 마케팅 전략은 대성공을 거두었으나 2003년 조던이 현역에서 은퇴하면서 흥행은 막을 내렸고 현재는 그 역할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고스란히 맡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계약으로 테일러메이드가 나이키와 같은 성공을 중국시장을 통해 거둘 수 있을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는 중국이 그 지원에 힘입어 골프에서도 세계 최강으로 도약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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