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여유자금이 6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외환은행과 같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데 투자할 수 있는 규모다. 국민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그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은행 등 M&A, 해외진출 또는 다른 금융업종 진출을 모색하는데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며 “2006년말 기준 자기자본은 18조7000억원으로 자회사 출자한도 30%를 적용하면 5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2005년말 자기자본 15조8000억원의 30%인 4조8000억원이 가용자본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약 1조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김 부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외환은행을 포함해 M&A를 적극 추진, 외형 확대에 나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자산규모 2위인 우리금융그룹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잉여자금이 넘쳐남에 따라 M&A 등을 통한 덩치 키우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
김 부행장은 “자본을 투자할 때 자기자본을 100% 투자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며 “펀딩(차입)을 통해 자본을 유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이 전략적 투자가가 되고 연기금 등 재무적 투자가들의 펀딩이 합쳐질 경우 국민은행이 주도하는 M&A 규모는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행장은 국민은행의 올해 배당성향이 50% 수준에 달하고 결국 외국인들의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여론의 지적에 대해 “지난 2003년에는 배당을 아예 하지 않았고 2005년에도 주당 550원에 불과했다”며 “미국 은행들의 경우 평균 배당성향이 50∼7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정책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부분이 재무 건전성인데 국민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은 14,61%로 글로벌 ‘톱10’ 은행들의 평균치인 11.5%보다 훨씬 높다”고 강조한 뒤 “건전성 측면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계속 추진하면서 대형 증권사 인수 또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시 지분참여하는 방안 등도 연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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