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옛 주주들과 회사에 엄청난 손실을 끼친 옛 사주가 사실상의 경영참여를 선언한 데 대한 비난여론이 일고 있어 이 전 회장의 개입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벤처신화의 대명사’ 메디슨이 정상화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1대 주주인 신용보증기금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조속히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어 신보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민화 전 회장의 개입, ‘약인가 독인가’
이 전 회장은 최근 메디슨 조합원 6명과 모처에서 만나 신임 대표이사 선출 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전 회장은 이날 모임에서 기업손실을 초래하는 태업 등 노조의 강경행동에 대한 자재를 당부했으며 신임 사장의 공개선출 등에 합의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전 회장은 최근 두 차례에 걸친 장문의 글을 메디슨OB 모임 사이트(cafe.daum.net/medisonOB)에 올려 사태의 원인과 조합의 전략 등을 조언했다. 그는 또 “경영에 복귀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이 남긴 글과 관련, “회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동료들에게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제시한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개입이 사태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보다는 칸서스와 조합 간 갈등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합병(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옛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끼친 장본인이 막후에서 조정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투자자들의 반발은 물론 주요주주인 신보와 칸서스 측의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불신임만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한 임원은 “회사부도를 초래한 옛 오너가 회사 경영과 관련해 공개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외국에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이 전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이 이 전회장과 계속 접촉을 하면서 복귀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캐스팅 보트’ 쥔 신보 결정에 관심 집중
메디슨의 최대주주는 출자전환 지분 25.74%를 소유하고 있는 신보이며 그 다음 칸서스(23.15%), 조합(17.5%) 순이다. 지난 2005년 사모펀드 칸서스는 법정관리기업이었던 메디슨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칸서스는 시장에서 매집한 자신들의 지분과 조합지분을 합쳐 단일주주로 올라선 뒤 약 1000억원가량의 신규자금을 투입, 정상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재상장 수순으로 작업을 해 왔다.
하지만 조합은 재상장 이후 칸서스가 제3자에게 지분을 넘기고 빠질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적대적 M&A로 규정, 칸서스와 대치해 왔다.
이 같은 칸서스와 조합간 대립과정에서 최대주주인 신보는 어느 한쪽의 편에 서지 못한 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만 있다. 신보의 입장정리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판도가 결정나게 되는 구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보가 계속 의사결정을 미룰 경우 분쟁은 장기화하고 기업가치는 더욱 급락할 것”이라며 신보의 의사결정을 종용하고 있다. 메디슨은 오는 3월13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해임 및 선임권’을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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