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국내에서 소자본 창업 붐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IMF 외환위기 발생 10년을 맞이하는 해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는 창업 열풍이 용광로처럼 뜨겁게 타올랐다.
개인창업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시장까지 활성화되어 97년부터 2002년까지 국내에는 9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생겨날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2002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장기불황으로 국내 창업시장은 심심찮게 ‘자영업 대란’이 예고될 만큼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혼란에 빠진 것은 창업자들이었다. 아직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소자본 창업자들이 국제적인 명성과 유통망을 가진 브랜드, 엄청난 시장지배력을 가진 대형 할인마트, 점점 더 거대화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등 ‘괴물’ 수준의 경쟁자들에게 포위되고 만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창업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불황’과 ‘경쟁’이 되었다. 소비자들의 본원적인 욕구에 충실하게 대응하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만이 생존과 성장의 필요조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창업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흐름과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소자본 창업 분야에서도 경쟁력의 기준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국내 창업시장에서 세계적인 브랜드와의 경쟁 국면이 강화되면서 제품, 서비스, 마케팅 등 모든 경쟁 요소에서 국제적 수준에 상응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시도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소자본 창업시장에서도 제품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점포 이미지, 분위기, 서비스, 홍보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공동창업 등 극단적인 불황 국면을 극복할 수 있는 창업기법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특히 공동창업 방식은 성공과 실패 사례가 축적되는 과정을 통해 투자의 투명성과 과학적인 운영방식 등 보다 세련되고 정교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소자본 창업시장이 열린 지 10년. 강산이 변해도 세 번은 변할 만큼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이에 따라 고객과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 혹은 그 이상을 충족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춘 창업자들이 많이 등장해서 창업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재수 한국창업개발연구원장 koredcom@naver.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