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 주말 4조원을 넘긴 매수차익잔고와 해외펀드 붐으로 자금의 해외유출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점은 증시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요인들이 대세 상승 흐름을 깨지는 못하겠지만 안정적인 상승세나 증시 레벨업을 위해서는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급등한 국제유가·증가한 매수차익잔고
이날 국제유가는 60달러 안팎에서 움직였다. 올 초 배럴당 50달러 초반까지 하락한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우려로 60달러까지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오르게 되면 1·4분기 이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국내 기업들의 이익 증가 폭도 둔화될 수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은 국내 기업 이익 악화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지난해 80달러대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기상 여건과 미국 원유재고가 3억배럴이 넘는 등 수급을 고려할 때 유가 급등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주말 4조원을 넘은 매수차익잔고도 숨은 악재다.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코스피200지수의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 대규모 지수선물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책임연구원은 “매수차익잔고가 다시 4조원을 넘었지만 지수선물이 사상 최고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추가 상승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그러나 3월 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조정을 유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내외 수급상황 역시 ‘숨은 악재’
해외 펀드로의 자금 이동도 악재다. 지난해 6월 말 222조원 정도였던 해외펀드 설정잔액은 지난해 말 234조원으로 올 들어 22일 현재 242조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 들어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문제는 해외펀드 대부분이 거치식이 아니라 적립식이어서 증가한 해외펀드 설정액은 앞으로 길게는 몇 년간 계속 늘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증시 급락이 언제까지 국내 증시에 ‘약’이 될지도 의문이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국내 금융주들이 상대적으로 당장은 매수세가 몰렸지만 중국 경기 과열 우려는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도 ‘독’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시장 평균 주가이익비율(PER)은 24배 정도로 국내 증시(10.8배)보다 배 이상 높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중국시장은 경기 과열이라기보다 증시 투자 과열이라고 보는 게 맞다”며 “글로벌 자금에서 중국시장의 과열은 단기적으로 한국과 대만의 비중 증가로 이어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숨은 악재여서 차라리 시장에 반영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연구원은 “미국이 지난해 8월부터 금리를 동결했고 일본은 하반기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펀드 자금 비중이 지난해 한국이 크게 줄었고 중국도 성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국내 주식 수급상황은 현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u@fnnews.com 김재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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