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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재건축 바닥쳤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2.26 18:36

수정 2014.11.13 15:52


설을 전후해 서울 강남 재건축아파트 급매물이 조금씩 소진되면서 추가 매수세가 따라 붙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구나 분양가상한제 등을 담은 주택법개정안의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일각에선 재건축아파트 바닥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중개업소마다 매수타이밍을 묻는 전화가 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선 호가가 지난해 11월 이전 수준에 육박하는 등 두달전 상황과는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본격적인 매수세가 유입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특히 분양가상한제 등 주택법개정안이 아직 대기중이고 대출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개업소 “지금이 매수시점”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13평형은 며칠새 호가가 5000만∼6000만원 올랐다. 한때 가격이 7억원까지 떨어졌으나 7억3000만원대 급매물이 최근 소진되면서 7억6000만원까지 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최고가격에서 3000만원 밖에 차이가 안난다.


개포주공 1단지 인근 J공인 관계자는 “요 며칠새 급매물 10여개가 거래되면서 호가가 6000만원 정도 올랐다”며 “설 이후부터는 문의전화도 제법 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두달여 동안 거래가 아예 없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도 이달 들어 시세보다 5%가량 낮은 급매물들을 중심으로 5∼6건이 거래됐다. 아직 호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은 훨씬 나아진 셈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이달 들어 34평형과 36평형에서 3건의 급매물이 거래됐다.

이같이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늘자 중개업소들은 “지난 두달 동안 재건축 호가가 10% 가량 빠진건 바닥에 가까워 졌다는 의미”라며 긍정적 사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덕주공2단지내에 있는 W공인은 “아직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따라 붙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 문의전화가 늘었다”며 “이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가격변동 조짐이 보이면 바로 달려들 대기 매수세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다른 K공인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이 최근 두달여 동안 호가가 10% 가까이 빠진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 하락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분양가 상한제 등 정부대책이 입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전화문의도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바닥 판단은 시기상조”

상당수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아파트 급매물이 소진됐다고 해서 상승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금융권이 대출을 줄이고 있어 자금마련이 어렵다는 점.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전세비율이 고작 10% 안팎이어서 매입 자금이 다른 아파트보다 훨씬 더 많이 든다. 따라서 지속적인 매수세 유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주택법개정안 입법이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시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상언 유엔알 사장은 “거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직 바닥으로 보기는 이르다”며 “무엇보다도 대출금액을 갈수록 줄이기 때문에 추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최근의 급매물 소진현상은 강남권에 중대형 평형 공급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재건축값이 10% 이상 하락하니까 대기매수세가 달려든 것”이라며 “바닥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며 봄 분양시장과 주택법개정안 입법여부가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바닥이라고 확정짓기는 힘들지만 최저점에 근접했으며 추가하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의 매수세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주택법개정안 입법 난항에 따른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는 대출규제 강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보지만 재건축아파트는 전셋값이 싸기 때문에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향후 재건축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정권교체 여부”라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도 “일부지역의 경우 재건축값이 15∼20% 빠졌기 때문에 추가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상한제 등 주택법 개정안이 아직 대기하고 있어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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