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46년 역사상 처음으로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초래됨에 따라 향후 만만치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 달 이상 계속된 회장단 논의에서 차기 회장 선출에 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전경련은 27일 총회 개최를 강행했으나 단일 후보 합의추대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추후 회장단 회의를 열어 3월 내에 차기회장을 선출키로 했다.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강신호 현 회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키로 했다.
■합의추대 실패로 진통
전경련은 이날 회원사 대표 230여명과 회장단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 인선 문제를 논의했으나 회장단의 의견이 사전에 통일되지 못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 1961년 창설된 전경련이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인선하지 못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날 총회에서 전경련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추대하려했으나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등이 반발, 후보 추대를 위한 전형위원회까지 구성했으나 끝내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회장단의 일원인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70세 차기 회장 불가론'을 내세우면서 자신이 받은 회장직 제안을 공개 거부해 회장단 내 갈등 구조의 일단을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들은 강신호 회장의 재추대 움직임에 반발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부회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또다시 이런 갈등이 노출됨에 따라 향후 새 회장 선출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전경련의 단합에 결정적인 문제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장 이번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유력시됐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만장일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은 총회 결과를 통해 분명해졌다.
따라서 조 회장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경우 이 같은 반대의견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향후 회장단 합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중 선출 마무리"
총회가 끝난뒤 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함에 따라 회장단과 고문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모임을 갖고 합의추대를 시도할 것"이라면서 "늦어도 3월까지는 차기회장 선출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회장단에서 결정하면 임시총회에서는 추인될 것이며 추대위와 같은 별도의 기구는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히고 "차기 회장을 맡을 의사가 있는 분은 복수가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유력하게 거론됐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여전히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라면서 "앞으로 빠른 시간 내에 신임회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경련은 강신호 현 회장을 재추대하려는 움직임에 반발, 회장단 내 균열양상을 보인데 이어 또다시 합의추대에 실패함으로써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는 대·소그룹의 회장들이 이번만은 합의에 의해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순리대로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강신호 현 회장의 재추대에 반발한 김준기 동부 회장을 부회장으로 재선임하는 등 부회장단 인선을 완료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