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폭락, 위기인가 기회인가.’
중국 증시 폭락 충격으로 미국 증시마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발 글로벌 증시 충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놓고 증시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단기적으로 충격은 피할 수 없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높일 펀더멘털의 훼손이 없는 데다 단기조정을 통해 외국인들이 국내매수 포지션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고 해외펀드의 국내 재환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국증시 급락 여파 제한론 우세
중국 증시 폭락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년 새 100% 이상 지수가 급등한데 따른 부담과 중국 은행감독위원회가 전인대 개최 전에 과잉유동성 억제 및 투기성 투자에 대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 등이 폭락원인을 제공했다.
바로 이점에서 중국 증시 급락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에 대한 중국경제의 영향력 확대로 중국 증시 폭락 여파가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되겠지만 폭락의 근원적 성격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볼 때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중국 증시 급락으로 단기적으로 2∼3%가량 추가하락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성장훼손을 시사하는 경제적 급변은 없었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가 안정된다면 이달 초에는 낙폭 진정 후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대증권 김지환 연구원은 “세계 주식시장 및 한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낮고 펀더멘털 역시 비교적 양호해 하락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 급락 충격이 더 문제
시장의 관심은 중국 증시 폭락보다 미국 증시 급락에 따른 충격파에 쏠리고 있다. 미국시장은 지난 6개월 간 다우지수는 12%, 나스닥은 17% 상승하는 등 상승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중국 증시 급락으로 신흥시장 붕괴우려가 증폭되면서 미국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미국시장 폭락은 중국 증시 폭락과는 다른 차원으로 선진국 증시의 추세적 하락뿐 아니라 글로벌 경기 모멘텀 약화 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상당기간 충격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연착륙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기 경착륙의 핵심 요소인 주택시장이 안정세이고 소비심리도 양호해 연착륙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1월 기존주택판매가 최근 2년 동안 최대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7월 이전 수준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급랭추세로 반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소비 역시 견조한 고용증가를 바탕으로 연착륙에 필요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지 급랭할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국내증시 상승 기조 유지할 전망
글로벌 증시 급락 충격에도 국내 증시의 상승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촉발된 글로벌 자산배분 과정에서 상대적 저평가 매력이 있는 한국 증시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해외펀드의 30%가 넘는 자금이 몰린 중국 시장 폭락을 계기로 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가 더 강화되는 한편 해외펀드와 경쟁하던 국내자금의 재환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중국 증시의 비중을 줄이고 한국과 일본 등 여타 시장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급락은 글로벌 자금의 이동을 보다 본격화시킬 것으로 예상, 한국증시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은행, 증권 등 금융주와 철강 등 시장 주도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지환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상대적으로 신흥시장을 기피하려는 심리가 있는 데다 현 경제 여건이나 기업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에서 선진국 시장에 비해 충격폭이 상대적으로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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