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1일부터 화상전화가 가능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통신의 패러다임이 ‘듣는’ 2G(세대)에서 ‘보는’ 3G로 바뀌게 됐다.
또 KTF의 HSDPA로 국내 이동통신 산업은 ‘우물 안’이었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에서 벗어나 글로벌 표준으로 확대되는 전기를 맞게 됐다.
KTF는 저렴한 단말기·통화요금 및 화상전화 등 눈에 번쩍 뜨이는 서비스를 앞세워 3G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월부터 HSDPA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SK텔레콤과 새로운 3G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통신의 세대가 변한다
HSDPA를 이용하면 고객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100여개국 이상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화상전화는 해외로 출장 중 국내 가족과 영상통화를 가능케 한다. 또 할인마트에 간 남편이 HSDPA 폰으로 구입할 식료품의 동영상을 아내에게 보여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건설현장 공사 진척상황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된다.
지난 130년 동안 ‘듣는 전화’가 KTF의 HSDPA 전국 서비스로 인해 ‘보고 즐기는 전화’로 세대 전환을 하게 되는 셈이다.
■국내 이동통신 글로벌화 된다
HSDPA는 전 세계 80% 이상에서 사용되는 사실상의 글로벌 표준이라는 점에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KTF 관계자는 “글로벌 호환성 확보로 인해 휴대폰, 콘텐츠, 네트워크 등 관련 산업의 해외 진출 등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부는 HSDPA 전국 서비스가 오는 2010년까지 서비스 생산액 5조3000억원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2조7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들도 통신 비용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KTF 관계자는 “글로벌 표준 채택으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해 소비자들의 휴대폰 구입부담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KTF는 1일부터 시장에 공급되는 전용 단말기를 40만원대에 출시한다. 이 회사는 앞으로 나올 단말기 가격을 CDMA 보다 대폭 낮출 계획이다.
■KTF “HSDPA 고객을 잡아라”
KTF는 1일부터 화상전화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20∼34세 젊은 층을 타깃으로 서비스 보급에 나선다. 조영주 KTF 사장은 “올해 HSDPA 국내 예상수요 500만명 중 KTF 180만명, KT 재판매 90만명 등 270만명의 고객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TF는 연내 30여종의 HSDPA 전용 단말기를 출시키로 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HSDPA폰 출시 비율을 CDMA 대비 90%로 높여 3G 고객 잡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KTF는 HSDPA 전국 서비스에 맞춰 내놓은 브랜드 ‘쇼’(SHOW)의 화상통화료를 10초당 36원으로 내리는 동시에 25종의 새 요금제를 내놨다. 또 HSDPA폰 이용 고객들이 영화 등 동영상을 볼 경우 1패킷(512byte) 요금을 0.45원으로 기존 대비 50% 낮췄다. 오전 5∼9시 출근시간에는 무선데이터 요금도 50% 낮추는 등 데이터 서비스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표참조>
KTF는 오는 2010년이면 국내 전체 가입자의 90% 이상이 3G 서비스로 전환되고, 2012년이면 2G에서 3G로의 전환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5월부터 HSDPA 경쟁 불 붙는다
국내서 HSDPA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은 SK텔레콤이 HSDPA 전용 단말기로 전국 서비스에 나서는 5월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3월1일부터 CDMA·HSDPA 겸용 휴대폰을 기반으로 하는 화상전화 요금을 10초당 30원으로 KTF 대비 20% 낮게 책정하는 등 ‘기선 제압’에 나서기도 했다. SK텔레콤은 내달 말까지 HSDPA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5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마켓 리더십’을 지켜갈 것임을 천명한 바 있어 KTF와 전면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영주 KTF 사장은 “경쟁사와 요금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