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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과 함께하는 유럽 엿보기] 스페인 세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3.29 16:40

수정 2014.11.13 13:57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약 54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세비야(Sevilla)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내 세비야 주(州)의 주도로, 스페인에서 4번째로 큰 도시다.

북에서 남으로 가로 지르는 과달키비르강(江)의 상류 연안에 위치한 이 곳은 약 7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이곳 세비야 항(港)은 과거에 스페인과 아메리카 대륙 간 무역거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지 역할을 했다. 이후 새롭게 생겨난 항구들 때문에 그 중요도가 과거보다 약화되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세비야는 이베리아반도 항구중 그 대표격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세비야의 옛 이름은 히스팔리스(Hispalis). 이곳에 처음으로 정착한 것은 타르테시안인들이었다.
기원전 207년경 로마인들이 세비야에 들어오면서 7세기까지 로마제국의 서부 지중해 거점 도시로 번성했다. 또한 서기 711년부터 1248년까지 계속된 무어(Moor)의 지배는 세비야를 비롯한 전 안달루시아 지방에 큰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중 히랄다 탑은 남아 있는 이슬람 유적 중 가장 잘 알려진 것 중 하나다. 이곳으로 가려면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연결되는 스페인 초고속 열차 아베를 타면 된다. 아니면 직행 시외버스를 이용해 갈 수도 있다. 마드리드 아토차역에서 출발해 세비야의 중앙역인 산타후스역까지는 아베로 약 2시간30분이 걸린다(예약 필요).

또한 마드리드에서 1일 4회에 걸쳐 운행되는 직행버스가 있는데, 보통 5∼6시간이 소요된다. 타도시를 거쳐서 가는 버스도 있고, 포루투갈과 마드리드 등 북부로 이동하는 버스는 국제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17세기는 세비야 예술의 전성기였다. 벨라스케스, 뮤리오 발데스 레알과 같은 화가와 유명한 조각가 등이 이 시기 세비야에서 태어났고,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또한 세비야는 돈 후앙의 출생지로도 유명하며, 스페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투우와 플라멩고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20세기 들어 세비야에서는 세계적 규모의 박람회들이 잇따라 개최됐는데, 그중 1929년에 개최된 남미 엑스포를 통해 도시는 크게 번창했다. 콜롬부스 신대륙 발견 50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92년에는 세계 엑스포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곳에서 둘러 볼 만한 곳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딕양식인 세비야 대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로마의 성베드로 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사원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큰 교회다. 1401년에 건축이 시작돼 수세기 동안에 걸쳐 완공됐다고 전해진다. 고대 모스크 유적지에 위치해 있으며, 5개의 본당 회중석과 25개의 예배당을 갖춘 사원으로 이뤄져 있다.

성당 내부에는 15세기의 스테인드 글라스, 정교한 15세기의 성가대석, 교회 제단 위쪽에 있는 고딕양식의 장식벽과 같은 예술적인 건축물들로 가득차 있다. 또한 스페인에서 가장 큰 투우장인 마에스트란사 투우장이 있다.

원래 이곳의 이름은 ‘레알 마에스트란사 데 까바예리아’로 마드리드의 라스 벤타스 투우장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투우장이다. 1만4000개의 관중석이 있으며, 이곳을 효과적으로 둘러 보려면 영어가 가능한 여행자는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는게 좋다. 대부분의 투우 비평가들은 이곳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진정한 투우사가 아니라고 까지 말할 정도다.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한 투우사 벨몬테, 마놀레떼들은 4월이 되면 아주 바빠지고, 축제기간 동안 열리는 투우 경기의 인기는 그 절정에 달한다.

물론 이 기간이 아니어도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은 투우장의 독특한 양식, 그리고 투우박물관 등을 돌아보며 투우에 대한 스페인들의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세비야 여행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으로는 관광의 중심구, 산타 크루즈 지구를 들 수 있다. 이곳은 꾸불꾸불한 좁은 골목이 벌집처럼 엮여 있어, 곳곳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바가 즐비하다. 특히 오렌지 나무가 자라는 광장은 세비야의 매력적인 곳이다.


또한 이곳에는 세비야의 유명한 명소들이 모여 있는데, 히랄다탑, 카테드랄, 알카사르 등도 쉽게 관광할 수 있다. 이런 유명한 유적지가 몰려 있는 곳에서 북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지점에 미로같은 백색 거리가 있는데, 이곳은 스페인의 유명한 화가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릴요가 작품활동을 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사진설명=세비야에서 꼭 둘러 볼 만한 곳으로 손꼽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딕양식의 세비야 대성당. 이 성당은 로마의 성베드로 성당, 런던의 세인트 폴 사원과 함께 유럽에서 3번째로 큰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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