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종’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서양화중 하나다. 70년대 복제한 프린트 밀레의 만종이 집집마다 걸려있기도 했고 교과서에도 등장,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그림중 하나다.
언론인 이규태선생은 “서양은 자연과는 동떨어진 인공인조의 세상이라는 한국인의 선입견에서 이 전원배경의 순진한 농민의 일상적 모습이 이질감을 배제시키고 친근감을 주었을”것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이 그림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왔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만종.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 복제화가 아닌 진품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1일 개막하는 오르세미술관 소장품 전 ‘만종과 거장들의 영혼’ 전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상파 그림 44점이 소개된다. 밀레의 '만종', 오르세미술관이 미술관 공식도록 표지로 사용하는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반 고흐의 '아를의 고흐의 방',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화가의 자화상', '타히티의 여인들, 해변에서', 폴 시냐크의 '우물가의 여인들', 앙리 루소의 'M부인의 초상', 드가의 '오페라좌의 관현악단', 모로의 '오르페우스' 등 흔히 볼수 없는 귀한 명화들이다.
장 뤽 말렝 주한프랑스문화원장은 “전시작품 중 '만종'은 지구상에서 '모나리자'와 함께 가장 유명한 작품이며, '피리부는 소년'은 모더니즘 미술의 시작을 알리는,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보급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시기획사인 지엔씨미디어 홍성일 대표는 “이번 전시 작품 전체의 보험평가액은 약 8천억원으로 국내 전시사상 최고”라고 밝혔다.
기획사가 이번 전시를 진행하기 위해 쓸 예산은 35억∼40억원 정도. 2000년에 덕수궁미술관에서 오르세미술관전을 열었던 지엔씨미디어는 2000년의 40만명보다는 훨씬 많은 관객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밀레 만종=보험평가액만 1000억원 이상이다. 해질녘 들판에서 기도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제작 당시로는 꽤 비싼 1000프랑에 미국으로 팔려나갔다가 1890년 프랑스인 한 명이 원래 그림값의 800배인 80만 프랑을 주고 되샀다가 1906년 루브르에 기증했다. 1986년 오르세미술관 개관과 함께 이전했다.
당시는 산업화 시절이었지만 밀레는 농촌의 모습을 담았다. 부부가 추수의 기쁨을 신께 감사하는 종교화라고 일반적으로 해석되지만 부부 앞 바구니에는 죽은 아이가 담겼다는 등의 여러 해석을 낳았다.
◆피리부는 소년 = 마네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당시 파리 화상 뒤랑 뤼엘이 1500프랑에 샀고 20년 뒤 이작 드 카몽도가 20배의 웃돈을 주고 사들였다가 1911년 루브르에 기증했다.
인상파 탄생의 대부격인 마네의 대표작이다. 오르세는 이 작품을 특별 대우해 여러 도록의 표지로 사용하고 한쪽 벽면 전체를 이 작품을 위해 할애한다.
빨간 바지와 검은 상의를 입은 왕실 근위군 소년이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피리를 부는 이 작품은 무채색으로 처리한 화면, 원근법을 배제한 평면적인 묘사, 불필요한 장식을 삭제하고 핵심만 자세하게 강조한 기법 등이 특징이다.
◆오르세미술관= 1900년에 센 강변의 철도역으로 설립됐으나 1939년 폐역이된 후 방치됐다가 내부 개조를 거쳐 1986년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유리천장으로 자연 채광을 살리면서도 철도역이었던 옛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커다란 시계 등이 상징물로 있다.
루브르박물관에 있던 작품 중 1848년부터 1차대전 발발 전인 1914년 사이 작품을 집중적으로 옮겨놓아 인상파 컬렉션으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 박물관 중 한 곳이 됐다.
앵그르의 '샘', 마네의 '올랭피아', '풀밭위의 점심식사', 쿠르베의 '화가의 아틀리에', 반 고흐의 '의사 가셰의 초상', '오베르의 교회', 세잔의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 등 회화의 걸작들과 로댕의 '지옥의 문' 등 근대조각 명품들도 자리잡고있다.피사로,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이 모임을 갖는 역사적인 계기가 된 바로 그 작품이다.
전시는 9월2일까지. 오전 10∼저녁 8시까지.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02)322-0071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