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흔하게 보던 밀레 ‘만종 진짜 그림’ 만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4.10 18:50

수정 2014.11.13 13:28

우리나라 대표화가 박수근은 12살에 밀레의 ‘만종’을 처음 접하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만종’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서양화중 하나다. 70년대 복제한 프린트 밀레의 만종이 집집마다 걸려있기도 했고 교과서에도 등장,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그림중 하나다.

언론인 이규태선생은 “서양은 자연과는 동떨어진 인공인조의 세상이라는 한국인의 선입견에서 이 전원배경의 순진한 농민의 일상적 모습이 이질감을 배제시키고 친근감을 주었을”것이라고 평했을 정도로 이 그림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편안하게 다가왔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만종.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
복제화가 아닌 진품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1일 개막하는 오르세미술관 소장품 전 ‘만종과 거장들의 영혼’ 전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상파 그림 44점이 소개된다. 밀레의 '만종', 오르세미술관이 미술관 공식도록 표지로 사용하는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반 고흐의 '아를의 고흐의 방',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화가의 자화상', '타히티의 여인들, 해변에서', 폴 시냐크의 '우물가의 여인들', 앙리 루소의 'M부인의 초상', 드가의 '오페라좌의 관현악단', 모로의 '오르페우스' 등 흔히 볼수 없는 귀한 명화들이다.

장 뤽 말렝 주한프랑스문화원장은 “전시작품 중 '만종'은 지구상에서 '모나리자'와 함께 가장 유명한 작품이며, '피리부는 소년'은 모더니즘 미술의 시작을 알리는,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보급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시기획사인 지엔씨미디어 홍성일 대표는 “이번 전시 작품 전체의 보험평가액은 약 8천억원으로 국내 전시사상 최고”라고 밝혔다.

기획사가 이번 전시를 진행하기 위해 쓸 예산은 35억∼40억원 정도. 2000년에 덕수궁미술관에서 오르세미술관전을 열었던 지엔씨미디어는 2000년의 40만명보다는 훨씬 많은 관객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밀레 만종=보험평가액만 1000억원 이상이다. 해질녘 들판에서 기도하는 농부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제작 당시로는 꽤 비싼 1000프랑에 미국으로 팔려나갔다가 1890년 프랑스인 한 명이 원래 그림값의 800배인 80만 프랑을 주고 되샀다가 1906년 루브르에 기증했다. 1986년 오르세미술관 개관과 함께 이전했다.

당시는 산업화 시절이었지만 밀레는 농촌의 모습을 담았다. 부부가 추수의 기쁨을 신께 감사하는 종교화라고 일반적으로 해석되지만 부부 앞 바구니에는 죽은 아이가 담겼다는 등의 여러 해석을 낳았다.

◆피리부는 소년 = 마네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당시 파리 화상 뒤랑 뤼엘이 1500프랑에 샀고 20년 뒤 이작 드 카몽도가 20배의 웃돈을 주고 사들였다가 1911년 루브르에 기증했다.

인상파 탄생의 대부격인 마네의 대표작이다. 오르세는 이 작품을 특별 대우해 여러 도록의 표지로 사용하고 한쪽 벽면 전체를 이 작품을 위해 할애한다.

빨간 바지와 검은 상의를 입은 왕실 근위군 소년이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피리를 부는 이 작품은 무채색으로 처리한 화면, 원근법을 배제한 평면적인 묘사, 불필요한 장식을 삭제하고 핵심만 자세하게 강조한 기법 등이 특징이다.

◆오르세미술관= 1900년에 센 강변의 철도역으로 설립됐으나 1939년 폐역이된 후 방치됐다가 내부 개조를 거쳐 1986년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유리천장으로 자연 채광을 살리면서도 철도역이었던 옛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커다란 시계 등이 상징물로 있다.


루브르박물관에 있던 작품 중 1848년부터 1차대전 발발 전인 1914년 사이 작품을 집중적으로 옮겨놓아 인상파 컬렉션으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대표 박물관 중 한 곳이 됐다.

앵그르의 '샘', 마네의 '올랭피아', '풀밭위의 점심식사', 쿠르베의 '화가의 아틀리에', 반 고흐의 '의사 가셰의 초상', '오베르의 교회', 세잔의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 등 회화의 걸작들과 로댕의 '지옥의 문' 등 근대조각 명품들도 자리잡고있다.
피사로,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이 모임을 갖는 역사적인 계기가 된 바로 그 작품이다.

전시는 9월2일까지. 오전 10∼저녁 8시까지.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는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7000원.(02)322-0071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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