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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서 지상 1m 단위 정밀 촬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4.15 16:14

수정 2014.11.13 13:18



#장면1.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 7월. 한반도 주변국들이 정보 수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긴장감이 팽배했다. 이 때 극도로 폐쇄된 사회인 북한의 핵 실험 여부를 확인해준 것은 위성사진이었다.

#장면2. 구글은 지구촌 곳곳의 생생한 지형과 건물 이미지 등 위성사진을 서비스한다. 하지만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황폐화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모습을 피해 전의 말짱한 이미지로 바꾼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장면3. 지난 9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아리랑 2호가 촬영한 북한의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 사진을 공개했다.
해상도가 매우 높았다. 지구상공 685㎞에서 1m 정도의 물체를 인식하는 고해상도 전자광학카메라 덕분이다.

‘지구촌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성사진. 최근엔 북핵 정보 분석 등 군사목적뿐만 아니라 불법 산림훼손이나 불법건축물 적발에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위성사진의 가치가 높아지자 세계 곳곳에선 고해상도 영상위성 개발 경쟁으로 뜨겁다. 우리나라는 고해상도 위성사진의 핵심기술인 정밀제어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위성 제어기술

인공위성은 지구로부터 수백에서 수만㎞ 떨어진 상공에서 궤도운동을 한다. 이런 원거리에서 카메라가 고해상도 사진을 촬영하려면 안정된 상태의 인공위성이 필요하다. 촬영한 영상들은 디지털 정보(부호화)로 바꾸어 보낼 때 인공위성이 약간만 흔들리게 되면 매우 큰 오차가 발생해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없다. 인공위성에서 0.01도의 변화는 지상에서 1m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필수 장비가 자세제어시스템(Attitude Control System). ACS는 자세 오차를 측정하는 센서와 센서 정보를 이용해 제어 명령을 내리는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그리고 자세를 변경하거나 유지하는데 필요한 구동장치로 구성된다.

특히 인공위성은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형 태양전지판을 갖고 있는데 이 전지판의 진동을 고려한 자세제어를 설계해야 한다. 또한 다수의 지상 목표물을 궤도상에서 연속으로 촬영하기위해 위성체의 자세를 신속하게 변경해야 한다.

■국내 연구 현황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방효충 교수팀은 요즘 자세제어 핵심 기반기술인 △정밀 자세 결정 △자세 제어 로직 △태양전지판 진동 영향 제거 △탑재체 능동 지향 기술 △진동의 분리 등의 분야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정밀 자세 결정은 다양한 센서 정보를 이용해 인공위성의 자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현재 이론 연구와 함께 지상 실험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별 추적기를 이용하거나 별 추적기와 기타 센서 정보를 결합하는 자세 결정 기법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자세 제어 로직은 위성의 자세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고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을 통해 자세 제어 시스템 성능을 분석하는 연구다. 방 교수팀은 ‘C++’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자세 제어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또한 지상의 다중 목표물을 다루기 위해 인공위성의 자세를 신속하게 기동할 수 있게 하는 구동장치에 관한 제어 알고리즘을 연구중이며 태양전지판 진동 영향을 제거하기 위한 진동분리와 관련 지상 실험을 통해 검증을 마친 상태다.

이밖에 선진 우주기술 보유국에서 수행중인 무인 자동 도킹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유부 위성체 모델을 구성하고 시각 센서를 이용한 실시간 자세결정 및 기동실험도 수행했다.

■더 나은 위성을 위해

현재 아리랑 3호와 5호의 개발사업을 진행중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자세제어 분야 이외에도 구조물 및 광학기술 분야까지 총체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구조물의 경우 위성을 움직이는 구동기의 진동을 줄이는 연구가 핵심이다. 이와함께 카메라가 장착된 부분과 구동기를 격리하는 연구도 수행중이다. 항우연의 위성제어팀 용기력 팀장은 “경운기의 운전석과 화물칸이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구동기로 인해 진동이 생겨도 카메라 부분에는 진동이 없도록 격리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광학분야의 경우 아리랑 2호의 흑백영상 해상도가 1m인데 비해 3호는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항우연 다목적3호 체계팀의 김규선 팀장은 “해상도 1m를 70㎝로 높일 때 카메라의 크기나 조립 난이도는 단순히 30%가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서 “경통구조물 안에서 주반사경과 부반사경의 거리가 온도차에도 영향받지 않도록 제어하는 장치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성은 낮에는 뜨거워지고 밤에는 차가워져 온도차에 의한 구조변화가 피할 수 없는 상태다.

김 팀장은 또 “아리랑 5호의 경우 합성개구레이터(SAR)를 장착, 야간촬영이 가능해진다”면서 “이 레이터를 이용하면 날씨에 관계없이 촬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12년 발사될 아리랑 3A호는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 야간 촬영은 물론 열추적도 가능해져 산불이나 화산활동을 탐지함은 물론 군사 목적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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