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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자 스쿼시] 미녀들의 ‘스쿼시전쟁’ 열기 후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4.17 16:57

수정 2014.11.13 13:11


오는 23일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07 서울세계여자스쿼시오픈이 닷새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서서히 열기도 고조되고 있다. 주말께면 홍콩에서 공수해 온 유리 코트도 제모습을 갖추고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 랭킹 1위 니콜 데이비드(말레이시아)를 포함해 2위와 3위를 유지하고 있는 그린엄 자매, 타니아 베일리(4위·잉글랜드), 비키 보트라이트(5위·잉글랜드) 등 ‘빅5’가 모두 참가하는 ‘별들의 전쟁’이다. 여기에 국내 여자스쿼시를 대표하는 4명의 태극 여전사도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한국스쿼시 8강 진출하나

국내 최강 박은옥(30·경기도스쿼시연맹)을 비롯해 2인자 김가혜(26·서울스쿼시연맹), ‘젊은 피’ 안은찬(21·인천체육회), ‘막내’ 송선미(17·백영고)가 한국 스쿼시를 대표해 라켓을 쥐었다. 이 중 박은옥이 유일하게 본선 직행 티켓을 받았고 나머지 3명은 예선을 거쳐 본선 16강에 진출해야 한다.

한국 스쿼시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지만 아직까지 세계 정상급 실력과는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동아시아선수권 단체전에서 준우승에 오른 것과 개인전에서는 박은옥이 도하 아시안게임 8강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태극 여전사 4인방은 본선 8강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김가혜는 예선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지만 예선 8강에서 샤론 위(말레이시아) 케시 브라운(호주)조 승자와 맞붙어야 한다. 한 번만 이기면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지만 브라운과 위가 각각 세계 랭킹 16위와 19위에 올라있는 실력자여서 쉽지 않다.

국내 주니어 최강자 송선미도 부전승으로 2회전에 올랐지만 세계 랭킹 33위 마뉴엘라 마테나(이탈리아)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안은찬은 1회전에서 실력이 대등한 신타 사치코(일본)를 물리친다고 하더라도 2회전에서 31위 라타샤 칸(미국) 오니자와 고주에(185위·일본)조 승자와 본선 진출을 다퉈야 하는 부담이 있다.

본선 진출 후에도 첩첩산중이다. 이들의 본선 16강전 상대가 내털리 그린엄(2위·호주), 베일리, 라우라 렌선(10위·잉글랜드)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인 탓이다.

때문에 한국 스쿼시 8강 진출 부담은 유일하게 본선 시드를 배정받은 박은옥의 어깨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가 랭킹 9위 매델린 페리(이탈리아)여서 그마저도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박은옥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체력 강화훈련을 집중적으로 했고 특히 남자 선수들과의 실전 연습을 통해 유럽 선수들의 파워에 대비책을 세웠기 때문이다.

■대이변 연출되나

현재 세계 여자 스쿼시계는 말레이시아의 데이비드가 굳건히 지키고 있다. 데이비드의 평점은 2540점으로 2위 그린엄(1816점)과의 포인트 차는 무려 724점이나 된다.

서양 선수들에 비해 왜소한 체격인 데이비드의 최대 강점은 지칠줄 모르는 체력. 무엇보다도 스텝이 좋아 같은 시간을 뛰고도 상대보다 훨씬 체력 소모가 적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8강에서 데이비드에게 무릎을 꿇은 박은옥은 “수비가 좋고 잘 뛴다”면서 “마치 검은 말이 뛰는 것 같다”고 했다. 세계 랭킹 15위 레베카 치우(홍콩)는 당시 결승전에서 구석구석 정교하게 찔러 넣는 공격을 쉴새 없이 퍼부었으나 매번 맞받아치는 데이비드의 수비에 질려 스스로 포기했을 정도다. 그래서 팬들은 데이비드를 수명이 긴 건전지(듀라셀)같다며 ‘듀라셀 버니’라 부른다.

데이비드는 이번 대회 본선 1회전에서는 예선을 통과하고 올라온 선수와 맞붙게 돼 본선 8강에는 무난하게 안착할 전망이다. 2회전 상대도 세계 랭킹 10위권 밖 선수여서 어렵지 않게 물리칠 것으로 점쳐진다.

진짜 승부는 준결승부터다. 현재 데이비드와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할 유력한 후보로는 내털리 그린엄이 거론되고 있다. 그린엄은 데이비드를 꺾고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각오다.

한편, 내털리 그린엄의 언니이자 세계 랭킹 3위 레이첼 그린엄은 A조에 속해 있다. 레이첼은 A조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다. 때문에 레이첼이 최종전에 진출하면 내털리나 데이비드 둘 중 누가 결승에 오르더라도 결승전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해질 전망이다.


만약 내털리가 데이비드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 결승에 오르면 우승컵을 놓고 ‘자매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이는 2001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WISPA 월드투어 결승전 이후 6년 만에 자매끼리 벌이는 결승전이 된다.
반대로 데이비드가 결승에 진출하면 동생의 복수를 위한 언니의 혈투가 벌어지게 된다.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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