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에 관한 최초 기록은 BC 1800년경의 함무라비법전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돈을 빌려줄 때의 이자율상한으로서 20%를 제시하였던 것이다. 이는 금리가 시장경제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만 아니라 일찍이 고대사회에서부터 상거래의 주요 지표였고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컸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금리란 한마디로 자금을 빌린, 또는 빌려준 데 대한 대가로 지불하는 자금의 가격이다. 금리수준이 어떻게 결정되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금리는 기본적으로 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에 따라 정해진다. 즉 시중에 빌려줄 돈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시중 자금사정이 좋아지면 금리는 떨어지고 반대로 상대적으로 줄어들면 금리는 오르게 된다.
그러나 금리는 일반 상품의 가격과는 달리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금리가 금융시장에서만 결정되도록 방임하지 않고 정부나 중앙은행이 그 수준 결정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에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리 정해 놓은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월 콜금리를 통화정책 운용목표(operating target)로 삼아 매월 그 목표 수준을 정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콜금리는 한국은행이 정책을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금융기관간 초단기금리를 말한다. 가장 최근의 콜금리목표 변경은 2006년 8월 10일, 4.25%에서 4.50%로 0.25%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금리는 어떤 금융시장에서 형성되느냐에 따라 여러 종류의 금리로 구분될 수 있다. 금융기관의 예금 및 대출 금리, 채권시장의 수익률, 콜시장의 금리, 사채시장의 금리 등이 그것이다. 일반인에게 가장 익숙한 예금 및 대출 금리의 경우, 1980년대 말까지는 대부분 한국은행에서 그 수준을 정하였기에 금융기관간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의 금리자유화 진전 등을 배경으로 금융기관간에 금리가 차이를 보이게 되었고 그에 따라 평균적인 여수신금리 수준을 파악할 필요성이 생겨났다. 이러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통계가 한국은행이 매월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는 금융기관 여수신 가중평균금리 통계이다.
여수신 가중평균금리 통계는 신규취급액기준과 잔액기준으로 나누어 편제한다. 신규취급액기준 통계는 은행이 해당월중 신규로 취급한 수신 및 대출에 적용한 금리를 신규취급금액을 가중치로 하여 평균한 통계로서, 최근의 금리동향을 잘 보여준다. 2007년 2월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4.79%, 대출 평균금리는 6.34%로서 1년 전인 2006년 2월에 비해 각각 0.58%포인트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잔액기준 통계는 은행이 해당월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신 및 대출에 적용한 금리를 해당월말 현재 보유잔액을 가중치로 하여 평균한 것이다. 따라서 최근 금리동향에 대한 정보보다는 은행수지에 관한 정보를 보다 포괄적으로 제공해 주는 특징이 있다.
참고로 대출금리에서 수신금리를 차감하여 예대금리차를 산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즉 신규취급기준 또는 잔액기준, 대출평균금리와 수신평균금리의 포괄범위 등에 따라 다양한 예대금리차가 계산될 수 있는 만큼, 이용자가 통계의 특징을 감안하여 분석 목적에 적합한 기준을 정하여 통계를 산출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영복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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