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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도라산역…눈앞이 평양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6.07 15:48

수정 2014.11.05 13:26



서울 도심을 벗어나 임진강을 따라 달리는 자유로. 어느새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이 길 덕분에 임진각까지 내 달릴 수 있어, 근교 나들이나 드라이브에 나서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일산 신도시를 지나면서 철책 사이로 강 건너 북녘 땅이 아스라이 바라 보이고, 오두산 통일전망대도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달려, 이내 임진각에 다다르면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팻말이 반갑게 맞이한다.

이 곳에서 차를 세우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임진각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고, 아니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자유롭게 돌아보는 것도 좋다.

지난 2000년 새천년을 맞아 세워진 임진각의 ‘평화의 종각’, 이 곳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나 종의 무게, 높이, 둘레 등이 모두 숫자 ‘21’에 맞춰져 있다. 종각에서는 해마다 새해가 시작되면 서울의 보신각과 마찬가지로 제야의 종을 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기원한다.

여기서 자리를 옮겨 자유의 다리와 통일 연못 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왼쪽으로는 임진각 건물, 오른쪽으로는 철교가 나타난다.


자유의 다리는 길이는 짧지만 의미는 깊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포로 교환을 위해 세워진 다리인데, 당시 임진강이 폭우로 불어나 급하게 만드는 바람에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건축적인 면 보다는 남북의 포로교환 장소라는 점에서 뜻이 있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벽면에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 놓은 천 조각과 종이, 티셔츠 등이 한없이 자유를 갈망하고 있는 듯하다.

또 이 곳에서 조금만 걸으면, 예전 그대로 나무를 여러 겹 교차시켜 쌓아 올리며 복원한 다리와 아름다운 통일 연못이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여름철이면 수련이나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더 멋진 풍치를 자아낼 듯하다. 임진각 건물을 앞에 두고 금강산, 을밀대, 흥남부두, 선죽교 등의 석조각으로 평풍을 두른 망배단과 임진각 동편에 위치한 ‘평화누리 공원’은 꼭 들러 감상해 보는게 좋겠다.

공원에는 의외로 임진각보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한적한 편이다. 지난 2005년 ‘세계평화축전’을 개최하면서 4만5000여평에 자연친화적으로 조성한 이 곳은 마치 외국의 딴 세상에 온 듯한 멋진 풍경이다.또 야트막한 잔디 언덕을 넘어서면 조형물과 어우러진 호반이 펼쳐지고, ‘카페 안녕’이라는 수상 가옥 뒤로 바람결 따라 도는 색색의 바람개비가 볼만하다.

임진각을 둘러 보고난 다음은 비무장지대(DMZ)가 제격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이 감히 접근할 수 없었던 곳이지만, 최근 몇 해 전부터 파주시에서 ‘DMZ 안보연계견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많은 국내외 여행객들이 찾고 있다. 돌아보는 여행 코스는 두가지가 있는데, 임진각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통일촌을 방문하거나 경의선 열차를 타고 도라산역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통일대교를 지나 검문소 앞에 이르면 셔틀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고 차량을 통과시켜 준다. 지난 1978년 발견된 제3땅굴 앞에는 노루 한 쌍의 조형물도 눈에 띈다. DMZ 영상관과 전시관에서는 분단의 역사와 자연 생태계 영상을 담은 입체영상물과 비무장지대 전쟁관련 유물·자료도 볼 수 있다.

영상관에서 안보 동영상을 관람한 뒤 땅굴을 연결하는 모노레일을 타고 땅속으로 내려간다(도보로 이동도 가능). 좁은 굴속에는 습하고 차가운 화강암 돌벽 위에 방울방울 맺힌 이슬이 물길이 되어 흘러내리고 있다. 땅굴 관람을 마치고 도라전망대에 오른다. 지난 1987년부터 공개된 도라전망대는 북한의 생활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다. 이곳 영상관 유리창 너머로 북한 제2의 도시인 개성이 맑은 하늘에는금방이라도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느껴진다. 특히 북한의 ‘금안골’ 농촌마을을 망원렌즈로 들여다 보면 우리와 다른, 북한 주민들의 생활 모습과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의 군사 훈련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안보관광의 마지막 코스로는 통일촌(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을 들 수 있다. 이 마을은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으로, 최근 슬로푸드 마을로 알려져 콩과 관련된 체험관광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명 ‘장단콩마을’로 불리는데, 콩 요리는 물론 장단콩과 된장 등을 구입할 수도 있고 미리 예약하면 체험도 해볼 수 있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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