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조각가 이형구씨를 단독 선정,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안소연(삼성미술관 학예실장)씨.
8일 한국관 개막식에서 만난 안씨는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일단 ‘뼈조각 작품’으로 눈길을 끌고있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2005년 15명의 작가가 한국관을 꾸민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단 1명의 개인전. 선택과 집중이다.
“전시장 공간(70평 규모)상 너무 많은 작가를 쓰면 복잡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표작가 1명만을 선정해 명확하고 선명한 개념의도를 전달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안소연씨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조명이다. 그는 “삼성미술관 조명팀을 직접 이끌고 조명을 설치, 만족할만한 수준을 이끌어냈다”고 했다.
전시장은 마치 자연사박물관 같다. 한국관에 들어서면 칠흑같은 어둠속에 뼈조각이 관람객을 빨아들인다.
벽과 천장 바닥이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진 가운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뼈조각 작품(톰과 제리)이 시선을 확 잡아끈다.
“비엔날레 전시를 돌면서 소화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시각적인 정보를 접한 관객들에게 강력하고 흡인력있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쫓고 쫓기는 톰과 제리의 찰나의 순간이 화석처럼 굳어져 있는 듯하다.관람객들의 발길이 멈추고 뼈조각에 몰려든다. 조각가 이형구(38)의 대표 연작 ‘아니마투스(Animatus)’들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영화 톰과 제리가 주인공이다. ‘펠리스 카투스 아니마투스’, ‘무스 아니마투스’라는 학명을 달고 정교하게 설치됐다.
톰과 제리는 아직 국내에 발표를 하지 않은 작품이다. 만화 캐릭터를 뼈로 만들었는데도 사람들은 모두 진짜 뼈로 착각을 하고 “이거 진짜 뼈 맞죠?”라고 질문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흥미진진한 작품이라고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작품에 대해 “개념적인 작업이지만 무겁지 않고 유쾌하며, 손과 노동의 가치를 믿는 장인적인 조각품”이라고 안씨는 설명했다.
“커미셔너의 역할요? 선정 작가가 비엔날레를 발판으로 세계 무대로 발돋움하고, 또 2007년도 한국관 커미녀서가 누구였더라고 기억됐으면 더 바랄나위 없어요.”
안씨는 “이형구씨는 등단 5년 남짓 됐는데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구겐하임 모마 미술관,스위스 바젤 자연사박물관에서도 연락이 왔다”며 밝은 표정을 보였다.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은 1995년 전수천, 1997년 강익중, 1999년 이불이 한국관 설치 이후 3회 연속 특별상을 수상했다.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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