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도는 사업부의 비대화가 가져오는 경영 효율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 내부에 마치 여러 개의 회사가 존재하듯 각각의 사업부가 별도의 독립회사처럼 운영되도록 한 제도다. 이렇게 함으로써 경영진이 의도했던 바는 급속한 환경 변화에 대해 각각의 사업부가 신속하게 변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도 도입 당시에 언론으로부터 ‘역시 소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미야자키의 견해는 이 제도야말로 사업부서 사이에 갈등을 키우고 각 기관이 제각각의 목적을 추구함으로써 컴퍼니 사이에 불필요한 경쟁을 만들어 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제도라고 혹평했다. 이 제도의 도입이 가져온 가장 큰 폐해를 두고 미야자키는 소니의 핵심역량 가운데 하나인 연구 개발력에 큰 손해를 가한 점을 ‘소니 침몰’이란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컴퍼니 제도란 글자 그대로 각 사업부를 마치 다른 회사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이는 비용의 투명성, 스피드, 조직의 유연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나 소니의 경우는 이 제도 덕분에 전사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과감한 투자’가 사라졌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소니의 기술력을 뒷받침하고 있던 연구 개발 분야가 사라진 것이다. 각 사업부가 치열한 독립채산제를 도입함으로써 자신들이 연구개발비를 지급한 기술에 대해서는 다른 부서에서 사용할 수 없게 한다든지 사용하고 싶으면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등 어떤 의미에서는 처음부터 예상된 병폐가 나타나게 됐다.”
이론적으로 컴퍼니 제도는 합리적인 제도임에 틀림이 없지만 연구개발 분야까지 컴퍼니 제도에 포함시켜버림으로써 소니는 핵심 경쟁력 가운데 하나인 기술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결국 소니는 제도의 결점을 인식하고 2005년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들어서면서 폐지하게 된다. 10여년 동안 소니가 지불했던 엄청났음은 물론이다.
한편 비슷한 접근으로 큰 성공을 거둔 기업도 있다. 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회장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에 해당하는 ‘아메바 경영’으로 큰 성공을 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저서 ‘아메바 경영’에서 할 수 있는 한 단위조직으로 조직을 분리해 독립채산제로 운영함으로써 조직은 전 직원으로 하여금 경영자 의식을 갖게 할 수 있고 동시에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할 뿐 아니라 성과를 통해서 입증하고 있다. 그가 교세라그룹을 대상으로 실험해서 성공을 거둔 아메바 경영은 교세라를 넘어서 일본 내에서만 300여개의 기업에서 적용돼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한다.
컴퍼니 제도와 아메바 경영은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만들어진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한 곳에서는 대 실패로, 다른 곳에서는 대 성공으로 결론이 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나모리 회장은 조직을 어떻게 세분화하는 가라는 점과 동시에 부문 이기주의의 충돌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라는 점이 아메바경영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정확하게 사전에 알고 있었다. 그는 “아메바 경영에서는 자신의 조직을 지키려는 생각이 남보다 배 이상 강해지기 때문에 부문간 분쟁이 격심해지고 회사 전체의 조화를 흐트러트리기 쉬울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했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가 공정한 심판자로서 분쟁 해결과 통합조정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과 조직원이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는 강조하고 있다.
두 제도가 추구하는 목적은 같았지만 시행 과정에서 세세한 면을 제도로 이해하고 보완점을 마련한 채 시행된 제도와 그렇지 못한 제도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고 말았다. 소니와 교세라의 경험에서 ‘경영은 무엇인가’라는 과제를 새삼 생각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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