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fn창간 7주년] 대선과 경제/국민이 본 후보별 장단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6.25 15:09

수정 2014.11.05 12:03



2007년 대통령선거에서 우리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에게, 어떤 기준으로 한표를 행사할까.

6월 현재 대선출마를 선언했거나 대권주자로 언급되고 있는 정치인들을 국민들이 평소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케 하는 조사결과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민초들의 이런 시각은 이번 대선의 향배를 가늠하는데도 어느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는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대선을 2년이나 남겨둔 시점인 지난 2005년 펴낸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이란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은 황 교수가 지난 2002년부터 3년 동안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건 전 총리,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동영·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이해찬 전 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주요 정치인들에 관한 속마음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다룬 것으로 현재 주요 예비대선후보로 부상한 정치인들을 대부분 망라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게다가 대망론을 접고 중도하차한 고 전 총리와 김근태 전 의장, 아직 대권도전 계획을 밝힌 바 없는 강금실 전 장관을 빼면 상당한 적중율까지 자랑한다.
특히 주요 대선주자들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균형있게’ 분석해 제시한 것은 유권자의 선택에 참고가 될만하다는 평가다.

황 교수가 분석한 주요 예비 대선주자들의 이미지는 이렇다.

이명박 :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경영자’ 대 ‘독불장군’

박근혜 : ‘성공한 IT 기업의 고상한 최고경영자’ 대 ‘비전도 열정도 없는 공주’

손학규 : ‘경영능력 겸비한 지방자치단체장’ 대 ‘눈치꾸러기 대기업 과장’

정동영 : ‘깨끗한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 대 ‘10년 넘게 정치하고도 여전히 신인’

이해찬 : ‘완벽 지향하는 전문가’ 대 ‘조직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는 행동대장’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에는 많은 반대여론에 굴하지 않고 ‘불도저 스타일’로 ‘청계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이 전 시장에 대한 평가가 녹아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지 못하는, 독선적인, 인간미가 부족한 인물이라는 상반된 시각도 함께 따라붙는다.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를 드라마 ‘용의 눈물’의 주연배우 유동근씨와 비슷한 인물로, 반대층에선 고문수사도 서슴지 않는 영화 ‘살인의 추억’의 형사 송강호로 인식한다.

박근혜 전 대표를 IT 기업 경영자로 인식하는 것은 그가 실제로 전자공학도 출신이란 점에서 유권자들의 시각이 예상 밖으로 날카롭다는 측면을 보여준다. ’열정이 없는 공주님’이란 시각은 군사정권을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성공한 여성 기업인’, 싫어하는 사람들은 ‘몰락한 황손’으로 느낀다.

범여권에서 상대적으로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는 손학규 전 지사에 대한 시각은 경기도 지사 시절 성공적으로 외국인투자를 유치한 경력이 크게 작용한듯 하다. 반면 대권경쟁에서 중도하차한 김근태 전 의장과 함께 서울대 재학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그의 또다른 경력은 그에게 손해가 될지 득이 될지 모르지만 가려져 있다. 손 전 지사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일 잘하는 총리’라는 인식이 강했고, 반대층에서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일희일비하는 눈치꾸러기 대기업 과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우리당의 최대계파를 주도하는 정치지도자의 반열에 올랐음에도 ‘정치신인’이란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런 인식은 보스정치에 익숙한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가 부각된 덕분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열렬 매니아’가 없는 약점으로 귀결되기도 한다. 그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나 배우 장동건씨와 비슷한 이미지로 비쳐진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전 총리는 ‘정책을 잘 아는 정치인’ ‘맡은 일 만큼은 완수하는 정치인’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실이 없는 점도 그런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그러나 일에 대한 욕심이 많은만큼 포용력도 큰 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많이 따라다닌다.
직설적인데다 언론관도 노 대통령 못지않게 부정적이어서 대중적 이미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지지자들에겐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김명민씨와 같은 인물로 다가왔고 반대층에겐 주군의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지철 경호실장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세동 경호실장과 비슷한 인물로 인식됐다.


황 교수는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자신이 던진 한표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려면 다른 단점이 있더라도 정말 중요한 한가지 기준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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