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본토와 홍콩의 주식시장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련 펀드 사이에도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중국의 주식시장이 본토와 홍콩 등으로 구분돼 있고 시장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시장은 본토와 홍콩으로 나눠진다. 본토는 다시 상하이와 선전으로 구분돼 있고 이들은 각각 A시장과 B시장으로 구분된다. 또 홍콩은 H시장과 R시장(레드칩)으로 나뉜다. H시장은 중국 내 설립기업 중 자본조달을 위해 홍콩에 상장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본토 A시장과 H시장에 모두 상장한 회사가 다수 존재한다. 공상은행과 중국은행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면 R시장은 중국 자금을 투자해 홍콩에서 회사를 설립·상장한 경우다. 차이나모바일이 대표적이다.
대한투자신탁운용 정주우 중국사업팀장은 “본토의 상하이시장은 블루칩 대형주 등이 상장돼 있고 선전은 정보기술(IT), 부동산 관련 중소형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상하이와 홍콩시장 통합과 함께 제3시장을 톈진에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접근성도 시장마다 다르다. 홍콩의 H·R시장과 본토내 B시장은 외국인에게 거래가 허용되는 반면 A시장은 중국 정부로부터 외국인 기관투자자(큐피·QFII) 자격을 획득해야 가능하다.
사용되는 통화도 차이가 있다. 본토 A시장은 위안화로 거래와 결제가 이뤄진다. 반면 B시장 가운데는 상하이가 미달러로, 선전과 홍콩의 H·R시장은 모두 홍콩달러로 거래된다.
시장이 세분화돼 있다 보니 펀드의 투자대상에도 차이가 있다.
설정액만 1조1000억원이 넘어선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의 ‘봉쥬르차이나주식1’ 등 대부분 펀드는 외국인 투자가 자유로운 H시장과 R시장에 주로 투자한다. 봉쥬르차이나펀드의 경우 현재 H시장에 66%, R시장에 23% 등을 투자한다.
중국본토 특히 A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도 이미 선보였다. ‘PCA차이나드래곤A셰어주식형’의 경우 현재 A시장 편입비율이 65% 정도다. PCA투신운용과 협약을 맺은 팸(PAM)홍콩의 큐피 자격과 1900억원가량의 한도를 부여받아 운용되는 이 펀드는 지난 5월7일 출시 후 2800억원 가까운 금액이 몰려 현재 투자한도를 모두 채운 상태다.
같은 회사의 펀드끼리 벤치마크가 다른 경우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차이나디스커버리주식1’은 MSCI중화를 벤치마크로 하며 5월 말 기준으로 H시장 37%, 항셍편입종목 49%, R시장 12.9% 등에 투자하고 있다. 같은 회사의 ‘차이나솔로몬주식1’은 MSCI차이나를 추종, H시장 비중이 63%에 이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국제본부 양준원 부장은 “A시장은 밸류에이션이 높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반면 H시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며 “중국은 시장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해당 펀드의 투자대상이 어디인지에 따라 성과도 차이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잘 파악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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