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넥스트 이머징마켓 잡아라] ⑩ <끝> 세계 자금 몰리는 두바이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7.16 17:41

수정 2014.11.05 10:29



【두바이(아랍에미리트)=조영신 홍순재기자】두바이 시내에서 승용차로 20여분 달리자 세계에서 유일한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호텔’이 눈에 들어왔다.

버즈 알 아랍 호텔에 헬리콥터가 내려앉는 모습이 목격됐다. 영화를 보는 듯한 광경이다.

두바이의 상징이자 경제 성장의 표상인 버즈 알 아랍 호텔 바로 옆 해변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이 호텔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다.

해변가에서 해수욕을 하는 사람, 모래사장에 누워 일광욕 하는 사람, 아이와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 등 버즈 알 아랍 호텔을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했다.

버즈 알 아랍 호텔 주변 해변가 역시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에 또 한번 놀랐다.

■오일 달러의 힘

전 세계의 자금(돈)이 두바이로 몰려드는 이유를 모를 정도로 중동의 태양은 뜨거웠다.

척박한 사막을 지상낙원으로 바꾼 오일 달러의 힘은 대단했다.


이미 개발을 마친 도심가는 눈부신 태양보다 더 눈부셨다.

도심에 이어 도심 외곽도 개발이 한창이다. 철골구조물이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있고 그 주변은 건설 노동자들로 가득 차 있다.

전 세계 크레인의 30%가량이 두바이에 있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두바이는 크레인 숲이나 다름없다.

지난 2월 UAE 부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알 막툼은 ‘두바이 경제개발 2015’를 발표했다.

‘두바이 경제개발 2015’에는 국가 정체성 및 공교육 강화 등 사회 전반의 발전 방향을 담겨 있다. 지금까지 외자 유치만을 강조해 왔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외자 유치로 인해 도심 외형이 발전한 만큼 내실을 다지겠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2015년이 되면 두바이 1인단 국민총생산(GNP)는 4만4000달러가 된다.

이같은 목표를 뒷받침하듯 미국 석유업체 핼리버튼이 지난 3월 본사를 휴스턴에서 두바이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에는 HSBC, 모건 스탠리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이미 둥지를 틀고 비즈니스에 들어갔다. 계속해서 달러가 두바이로 몰리고 있다.

■두바이의 빛과 그림자, 중동의 해방구

수백층에 달하는 초고층 건물의 빛이 화려한 만큼 건물 뒤의 그림자도 길다.

인구 404만명 가운데 20% 만이 UAE 국민. 나머지는 거의 모두 두바이 건설현장을 찾아온 주변국 노동자들이다.

제주도 면적의 2배 정도 되는 두바이는 20%의 자국민만이 ‘부’를 누리는 기형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수백만명에 달하는 인도, 파키스탄 출신 노동자들이 한달 200∼300달러의 급여로 노동력을 팔고 있는 곳이 두바이다.

도로 위 벤츠 등 수많은 세계적인 명차들과 도로 뒤 수많은 노동자들의 모습은 한마디로 극과 극이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들이 어울려 살고 있는 곳이 바로 두바이다.

가진 자들에게 천국인 두바이. 이 때문에 UAE 주변국 부호들이 두바이로 두바이로 옮겨가고 있다. 두바이를 중동의 해방구라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급성장에 따른 인프라 부족도 두바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대표적인 것인 교통난. 20∼30분 거리를 가는데 1∼2시간은 기본이다. 한국의 교통난은 교통난 측에도 들지 못한다고 국내 회사의 주재원들이 입을 모은다.

두바이 정부가 살인적인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과 경전철을 건설하고 도심세를 신설할 예정이지만 교통 분산효과를 과연 거둘지 미지수다.

■21세기 바빌론의 성장은 계속된다

21세기 바빌론으로 불리는 두바이가 주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개발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 건설사업이 지연되는 양상이다.

실제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사업 3곳중 2곳의 공사가 소강상태다.

제벨 알리 항의 확장공사도 더디다.

재원 부족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두바이 곳곳에서 곧 잘 들린다.

두바이의 성장을 시기나 하듯 주변국도 두바이 성장모델을 벤치마킹, 속속 개발정책을 내놓고 있다.

UAE의 수도인 아부다비시는 두바이 제벨 알리항에 버금하는 칼리파 항 개발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도 테마파크, 항만, 도심개발에 나섰다.

두바이로 유입된 오일달러가 두바이가 아닌 곳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정책들이다.

하지만 두바이는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한다.

부족한 인프라 구축 작업이 한창인데다 지리적으로 두바이만한 곳이 없다는데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두바이 정부는 특히 ‘포스트 오일머니’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 현지 주재원은 “셰이크 모하메드 국왕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모하메드 국왕은 과거의 국왕들과는 달리 ‘포스트 오일머니’에 대비, 장기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발벗고 나섰다. 두바이는 ‘세계 최초·최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삼성물산의 버즈 두바이,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인공섬 팜 아일랜드, 세계최대의 놀이공원 두바이랜드 등이 그것이다.


건설업체들에 두바이는 노다지나 다름이 없다.

한국업체들의 활약상도 눈부시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두산중공업, 삼성건설, 쌍용건설 등 한국의 플랜트 전문업체 12개사, 건설 17개사 등 30여개가 넘는 중대형 업체들이 공사를 따내 작업을 하고 있다.

/fn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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