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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차별화로 승부하는 日외식업/이경환 도쿄 특파원

이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7.19 17:12

수정 2014.11.05 09:35

고급 매장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도쿄 긴자거리. 언제나 깨끗하게 다듬어져 있는 거리지만 언제부턴가 공사현장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기 위한 공사다. 이러한 광경은 도쿄역 부근도 마찬가지다.

역상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쇼핑과 레스토랑가를 중심으로 집객 효과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각 레스토랑들은 아이디어 메뉴로 고객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는 데 동일한 일식점이라 하더라도 전혀 다른 메뉴들이 제공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소비자들은 외식을 통해 쇼핑처럼 시간을 즐기길 원하고 있다. 음식의 맛만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일본의 외식산업은 백화점과 슈퍼마켓의 연간 판매액 합계보다 높다.
일본 외식산업 종합조사연구센터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외식 영업시장 15조6000억엔, 학교·병원 등의 급식 시장이 3조6000억엔, 기타 5조1000억엔 규모로 전체 약 24조엔 규모다.

1950년대 회전 초밥(스시)으로 시작된 일본의 외식산업은 70년대 도시락, 80년대 피자를 거쳐 90년대 일식·양식 전문 체인점, 2000년대 저가격 셀프점 등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외식산업이 최근 변화의 물결을 맞이 하고 있다. 일본의 외식산업을 견인해 온 패밀리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이탈이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푸드서비스협회 조사에 의하면 외식시장은 2006년 고객 수 기준으로 2% 감소, 전년 대비 고객 감소는 10년간 지속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패밀리레스토랑 스카이라크가 등장한 1970년 이후 패밀리레스토랑은 외식산업의 근대적인 사업 모델로 상품 개발과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 왔다.

일본 외식산업의 주역이라고 할 정도로 그 영향력은 컸다. 이러한 패밀리레스토랑을 유지해 온 것은 최근 대량 은퇴를 맞이하고 있는 단카이세대(일본판 베이붐 세대)다. 당시엔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패밀리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하나의 가족 이벤트였다. 그러나 단카이세대가 정년을 맞이하고 자녀들의 독립으로 부부 2인 가족세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패밀리레스토랑은 더 이상 가족들의 이벤트장소로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180엔짜리 라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100엔짜리 햄버거, 280엔의 쇠고기 덮밥 등 식재료의 대량 구매 및 조리 방법의 매뉴얼화로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은 경쟁업체들의 급증과 식재료 등의 비용 증가로 전체 수익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배달피자 및 도시락과 같은 중식시장의 개발을 통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외식산업의 위기 타개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업체가 있다. ‘다이아몬드 다이닝’이라는 레스토랑 체인업체다. 종전의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모델은 메뉴, 조리법, 서비스, 인테리어의 통일화로 가격의 효율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고객 수를 늘려 수익을 높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종전의 방식으로는 최근 고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싫증을 불러 일으키기도 쉬워 단골 확보가 그만큼 어렵다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다이아몬드 다이닝은 메뉴, 가격, 인테리어 모두를 체인점별로 차별화했다.
이러한 다이아몬드 다이닝의 인기는 기존의 거대 체인점 시대의 변화를 의미한다. 개인화와 차별화는 더 이상 첨단산업에서만 볼 수 있는 트렌드가 아니다.
어느덧 외식산업에도 이러한 트렌드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들의 인사이트를 파악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하는 마케팅적 접근 방법이 지금 일본 소비시장 전영역에서 일어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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