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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퍼스트시티 교통지옥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7.31 20:21

수정 2014.11.05 07:19



국내 단일 재건축으로는 최대 규모인 인천 남동구 구월동 옛 구월주공 재건축단지 ‘퍼스트시티’ 8934가구가 1일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되지만 이 일대의 교통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교통대란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31일 인천시와 현지 주민 등에 따르면 특히 이 일대는 2006년 5월 1733가구의 금호어울림이 입주한 데 이어 내년 2월에는 2432가구의 래미안자이가 입주 예정이어서 총 1만1000여가구의 거대 주거단지가 형성되지만 단지 인근 교통대책은 고작 기존 도로의 차로 폭을 좁혀 왕복 1개 차로씩을 더 늘리는 정도의 미봉책 수준에 불과해 이 지역 주민들은 벌써부터 교통지옥을 우려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일대 간선교통축인 석천사거리는 남동공단으로 향하는 차량과 외곽순환도로로 빠지는 차량이 뒤엉켜 수년 전부터 상습 정체구간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여기에 퍼스트시티를 비롯한 대규모 재건축단지가 추가 입주하면 이 일대 도로는 출·퇴근시간대엔 거대한 주차장으로 돌변할 것이 뻔하다.

그러나 이 같은 교통대란 우려에도 인천시는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3년 재건축 사업승인 당시 교통영향평가에서 8934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단지가 입주하더라도 교통 흐름에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고 이 문건이 사업승인권자인 남동구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석천사거리 1만3000여가구가 이용

인천시청에서 불과 5분거리인 남동구 구월동 석천사거리에는 입주를 기다리는 고층 아파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구월로 남동공단 방향으로 퍼스트시티(힐스테이트, 롯데캐슬 골드) 8934가구가 1일부터 입주에 들어가고 맞은편에는 간석주공 재건축단지인 래미안자이 2432가구가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더구나 래미안자이와 도로(남동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간석동 주공재건축아파트인 금호어울림 1733가구와 서해그랑블 285가구가 이미 들어서 있어 석천사거리 일대에는 총 1만3384가구가 밀집한 거대 신도시를 형성한다. 1가구 3명을 기준으로 할 경우 4만명 정도가 석천사거리를 끼고 모여 사는 셈이다.

이 일대 주민들이 출·퇴근하는 지역은 주로 서울과 남동공단, 인천지역이다. 서울로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남동로를 타고 외곽순환도로로 빠지든지 아니면 경인고속국도를 통해 서울로 진입해야 한다. 남동공단은 구월로를 이용해야 갈 수 있다.

인천지역 택시 기사 김모씨(39)는 “그렇지 않아도 출·퇴근 시간마다 극심한 정체현상으로 택시 기사들도 꺼리는 지역”이라며 “대단지가 들어서 출근시간에 수만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빠져 나온다면 이 일대 도로는 마비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막히는데 교통지옥 우려

시는 이같이 교통대란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원성이 커지자 뒤늦게 교통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입주가 임박하자 시는 결국 기존 왕복 6차로의 차로폭을 무리하게 줄여 8차로로 확장한 게 전부다.

석천사거리 인근 서해그랑블에 사는 이모씨(34)는 “지금도 아침에 막히면 남동공단까지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입주가 완료되는 내년을 생각하면 속이 콱 막힌다”며 “대책이라곤 도로 왕복 1차로씩 확장이 전부니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남동로와 구월로(석천사거리∼모래마을사거리)는 도로확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6차로를 8차로로 확장하는 공사지만 3.5∼4.5m 차로폭을 3.0∼3.25m로 줄여 차로를 늘리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구월로의 경우 길이가 구월퍼스트시티 단지 끝자락인 모래마을 사거리까지만 확장공사가 예정돼 있어 남동공단 방향인 만수동 쪽으로 진입하면 차로가 다시 축소돼 엄청난 병목현상이 빚어질 전망이다.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속출

이렇듯 교통대란 우려가 수년째 계속되고 특별한 교통확충 대책이 없자 집값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보통 입주를 앞두면 아파트값이 오르게 마련이지만 퍼스트시티 단지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구월 퍼스트시티 롯데캐슬 골드 165㎡(50평형)의 경우 4억원에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또 내년 2월 입주하는 간석 래미안자이 104동 171㎡(52평형)도 3억7000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3.3㎡당 분양가 650만원과 양도세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프리미엄”이라며 “교통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대형 중심으로 매물이 싸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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