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여름 무더위 날리는 ‘3色 연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8.09 16:56

수정 2014.11.05 05:51



요즘 뮤지컬이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대학로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연극이다. 서울연극협회(회장 박명성)가 최근 조사·발표한 ‘2007 상반기 공연 현황’에 따르면 올 1∼6월 서울지역에서 막을 올린 연극은 총 260편으로 전체 무대공연(무용 제외)의 69%를 차지했다. ‘공연예술의 메카’로 불리는 대학로에서는 여전히 연극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각종 매체에 넘쳐나는 문화정보를 잘 살펴보면 뮤지컬 보다 재미있고 의미있는 연극 무대가 수두룩하다. 새로운 형식과 묵직한 주제의식으로 여름 관객을 유혹하는 3편의 연극과 만나보자.

◇고품격 코미디 ‘테너를 빌려줘’=친숙한 오페라 음악과 웃음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고품격 코미디 ‘테너를 빌려줘’는 오는 17일부터 서울 동숭동 상상나눔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지난 1989년 토니상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연출상·남우주연상 등 2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테너를 빌려줘’는 영국 변호사 겸 극작가 캔 루드빅의 작품으로 뒤죽박죽 꼬여가는 오페라 극장을 배경으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지난 2005년 ‘체인지’라는 제목으로 공연되기도 했던 이번 작품은 코러스 시어터&뮤지컬이 저작권자인 미국의 윌리엄모리스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펼치는 무대로 함영준 단국대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가 극중에 사용돼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3만원. (02)744-0078

◇위험한 그들의 진실 ‘8인의 여인’=오는 25일부터 서울 동숭동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공연되는 ‘8인의 여인’은 국내엔 영화로 먼저 알려진 작품이다. 카트린 드뇌브, 이자벨 위페르 등 프랑스 스타급 여배우들이 총출동해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는 지난 2002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작은 1970년대를 풍미했던 프랑스 인기 극작가 로베르 토마의 동명 연극이다. 인간의 뒤틀린 욕망과 위선을 애거사 크리스티 식 추리극으로 풀어낸 이 작품은 ‘미스터리 심리극’을 표방하고 있지만 살인자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희극적 상황이 유쾌한 웃음을 유발한다. 이주실, 이연규, 정재은, 박명신, 구혜령, 진경, 이영윤, 방진의 등 개성 만점의 여배우들이 펼쳐내는 연기 대결도 볼거리다. 3만5000∼4만5000원. (02)742-9005

◇연극계 톱스타 총출동 ‘변’=문성근, 강신일, 박광정, 김승욱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신작 연극 ‘변’은 오는 31일부터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시인 겸 극작가 황지우가 대본을 쓰고 이상우 극단 차이무 예술감독이 연출하는 ‘변’은 판소리 ‘춘향전’에서 이야기를 차용했다. 그러나 ‘변’에는 성춘향도 이몽룡도 나오지 않는다.
무대 위에는 춘향의 수청을 목놓아 기다리는 변학도와 권력에 기생하는 아전들이 득시글거릴 뿐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조선 왕조 중간 어디쯤… 아니면 20세기 말 대한민국 어디쯤’이라고 설정해 놓은 것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변’은 난장판을 방불케하는 한바탕 놀이를 통해 권력을 조롱한다.
공간적 배경도 남원과 안동으로 나눠 전라도·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두 가지 버전으로 극을 꾸몄다. 1만5000∼2만5000원. (02)747-1010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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