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지난 4일 백두산 직항로를 개설키로 합의함에 따라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관광하는 비용이 얼마나 소요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하는데는 이동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요금이 비싼 편이다. 현재 하나투어 등 국내 여행사들이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경유해 가는 백두산 관광상품 패키지 요금은 150만∼200만원대에 이르고 있다.
중국을 경유한 백두산 관광은 우선 인천공항에서 연길까지 2시간의 시간이 소요되며, 연길에서 백두산까지 다시 버스로 7시간을 가야 할 만큼 이동시간이 길다. 반면에 백두산 직항로를 이용할 경우 1∼2시간 내에 백두산으로 통하는 삼지연 공항에 직접 내릴 수 있어 여행 시간이 대폭 줄어든다.
따라서 직항로를 이용한 백두산 관광 비용이 중국을 경유한 백두산 관광에 비해 저렴해질 수 있다는 게 여행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아산이 판매 중인 금강산 2박3일 패키지가 시기와 상품별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39만∼49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3박4일 일정의 백두산 관광 패키지 요금은 아직 구체적인 액수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70만원에서 80만원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요금은 추정치일 뿐 앞으로 북한에 지불해야 할 백두산 관광 이용료가 얼마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요금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에서는 직항로를 이용한 백두산 관광이 중국을 경유한 백두산 관광에 비해 매력적인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미 난개발 상태인 중국측 백두산 관광 루트와 달리 북측 등산 코스는 비교적 자연 보존이 잘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라는 우리 땅에서 백두산을 밟는다는 의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동시간이 훨씬 단축되는 덕분에 나이와 건강으로 여행을 꺼렸던 관광객들이 관광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백두산 관광객은 연 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거의 독점적으로 운영해온 중국 경유 백두산 관광이 직항로를 이용한 백두산 관광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아산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북한을 다녀온 후 “내년 4월쯤에나 관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말을 제외하곤 백두산 관광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몇일짜리 패키지로 할지, 북한 영공을 통과할지, 아니면 서해로 둘러갈지 모든게 확실치 않아 현재로서는 관광비용을 추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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