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기술연구단 박완철 박사팀은 청국장균 등 토종 미생물을 이용한 새로운 축산폐수처리 공법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축산폐수는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200ppm인 생활하수의 100배가 넘는 2만∼3만ppm 수준의 고농도 폐수다. 때문에 하천과 호수의 부영양화를 초래하는 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토종 미생물이 축산폐수 천적
현재 대부분의 축산폐수처리장이 적용하는 공법은 분해하기 어려운 난분해성 오염물질, 질소가 많이 포함된 처리수 등 인근 하수처리장에서 하수와 함께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KIST 연구팀은 청국장과 우리나라 각지에서 채취한 부엽토 등에서 추출한 미생물이 쉽게 용해되지 않도록 특수 공법을 사용, 덩어리를 만들었다. 이를 축산폐수장에 넣을 경우 미생물이 서서히 용출돼 10년동안 폐수를 정화할 수 있다. 또 악취를 없애는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박사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축산폐수 중 분해가 어려워 하천 수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고농도 질소를 99% 이상 처리할 수 있다”며 “미생물을 10년에 한 차례씩 바꿔주면 되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이다”고 말했다.
■합천지역에서 첫 상용화 된다
KIST 연구팀의 이번 기술은 합천군 축산폐수공공처리장에 적용돼 지난 8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준공은 오는 16일이다. 이곳에선 하루 평균 2만5000마리의 돼지가 방출하는 150t의 고농도 축산폐수를 완벽히 처리한다.
특히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고농도 질소(5000ppm)도 법정기준치인 60ppm을 훨씬 밑도는 30∼40ppm 수준으로 정화를 시키고 있다.
박 박사는 “인체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토종 청국장균이 오염물 정화에도 큰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며 “특히 오는 2012년부터 축산폐수의 해양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어려움이 예상되던 축산농가의 폐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KIST는 이 기술을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도 특허등록을 마쳤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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