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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신경세포도 정보 전달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15 07:03

수정 2014.11.04 21:59

그동안 신경세포를 통해서만 조절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뇌의 정보 전달이 비신경세포를 통해서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뇌졸중, 간질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함은 물론 기억의 효과적인 제어를 통한 ‘머리가 좋아지는 약’에 대한 개발 가능성도 열어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 이창준 박사는 뇌에서의 정보 전달시 성상아교세포(비신경세포)가 글루타메이트를 분비하고 신경세포의 ‘NDMA 수용체’ 활성화로 이어져 기억을 형성하는 새로운 경로를 찾았다고 14일 밝혔다. 이 성과는 ‘생리학 저널’(Journal of Physiology)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동안 뇌에서의 정보 이동은 신경세포들과 이를 연결하는 시냅스 말단에서 분비되는 글루타메이트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글루타메이트는 신호전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하지만 이 박사는 별세포라고도 불리는 비신경세포인 ‘성상아교세포’를 관찰한 결과 성상아교세포도 글루타메이트 분비에 관여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성상아교세포가 분비한 글루타메이트가 NDMA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칼슘농도를 증가시키고 기억 형성에 기여한다는 경로도 밝혔다.

이 박사는 “이번 실험은 뇌에서 기억, 공간인지능력 등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마신경세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면서 “때문에 비신경세포인 성상아교세포도 기억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뇌졸중이나 간질 등 뇌질환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졸중은 피가 뇌로 들어가면 글루타메이트가 과도하게 방출되고 NDMA 수용체의 과도한 활성화로 이어져 세포를 사멸시켜 발병한다.

하지만 성상아교세포를 통해 글루타메이트 방출을 막는다면 뇌졸중 후 신경세포 사멸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그동안 신경세포를 조절해 NDMA 수용체를 억제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이 방법들은 뇌가 마비돼 버려 기억을 못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치료법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면서 “비신경세포를 통해 이를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성상아교세포에서 글루타메이트 분비를 조절하는 물질 탐색을 KIST 케모인포매틱스 사업단에 의뢰한 상태다.

이 박사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성상아교세포에서 음이온 통로 단백질을 통해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되는 또다른 사실도 새로 찾아냈다.


이는 지금까지 다른 연구자들이 제시한 소포성 분비에 의한 글루타메이트 분비 학설을 뒤집는 결과로 현재 유력 저널에 제출돼 심사받는 상태다.

이 박사는 “성상아교세포에서 분비되는 글루타메이트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거나 증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약물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사진설명=KIST 이창준박사(오른쪽)가 비신경세포의 정보 전달 과정을 연구원에게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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