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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동영 ‘수비수’ 불꽃대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28 23:30

수정 2014.11.04 20:52

국감 자체가 정책보다는 정동영-이명박 후보측 쌍방간 무차별적 폭로 공세로 인해 파행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양 후보측의 ‘후보 지킴이’를 자임하는 ‘전담 수비수’ 역할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축구 전술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연일 터져 나오는 양 후보 간 날선 ‘선제공격’ 경쟁이 뜨거웠지만 합리적인 ‘방어벽’을 구축하는 일 역시 효과적인 선거전략이라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정동영 후보측 ‘수비가 최선의 공격’

전략통인 민병두 의원과 정 후보의 ‘입’인 최재천 의원이 쌍두마차로 나섰다. 분산된 수비로 인한 누수를 막기 위해 ‘투백’에 의한 선택과 집중에 신경을 쓰고 있다.

민 의원은 정책과 선거전략 등 주로 정 후보에 대한 정책비전 제시 능력이나 이념적 가치관 공격에 대한 ‘방어전선’ 구축에, 최 의원은 네거티브적 공세에 대한 해명과 역공을 동시에 취하는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


민 의원은 이 후보측이 정 후보가 제안한 ‘끝장토론’ 요청에 ‘체급이 안 맞아 안 한다’고 한 데 대해 이 후보의 빈약한 정책적 가치관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이번 대선의 가치 전쟁으로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의 대결”이라며 “특히 평화는 우리가 압도적 우위고 이 후보의 경제 레코드는 사실상 허구이며 교육, 일자리 등 구체적 공약은 비교 우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후보의 정책적 코드가 ‘기업 가치’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 반면 정 후보는 ‘가족 가치’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차별화를 강조한다.

또 파병연장 반대에 대한 이 후보측 공세에 대해선 “이 후보는 국익론을 가장한 ‘경제동물적 파병연장론’을 앞세우며 군대의 존립목적과 상관없이 경제이익을 위해선 어디든지 가야 한다는 ‘지독한 이기주의’”라고 반박한다.

최재천 의원은 주로 네거티브 공세를 전담한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제기한 정 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에 대해 생계형 취업에 불과한 사안을 무리하게 친일문제로 연결시키는 ‘어불성설’이라며 오히려 정 의원 조부의 일제시대 군수를 지낸 이력을 앞세워 역공을 취했다.

최 의원은 또 정 후보 처남 주가조작 의혹이 나오자 혐의가 없다는 검찰과 금감원 조사결과를 토대로 무관함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한나라당 이 후보 사위에 대한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 주장과 관련해선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납부내역과 관련 규정 등을 들어 ‘억지춘향식’ 네거티브라고 몰아붙였다.

정 후보의 오랜 ‘복심’인 김현미 대변인 외에도 김영근·전민용 부대변인의 활약상도 눈에 띈다.

■한나라당 초선 4인방 ‘이명박 지키기’

‘이명박 지키기’에 나선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 진수희, 김정훈, 김양수, 차명진 의원 일명 초선 4인방이 눈에 띈다. 이들 모두 정무위 소속으로 대통합민주신당의 이명박 후보의 국감증인 신청을 몸으로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후 정무위에서 불거지고 있는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을 놓고도 신당과 한 치도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이며 이 후보 방패막이를 자청했다.

우선 진 의원은 이 후보의 증인 신청을 놓고 벌어진 신당 소속 의원과의 몸싸움에서 다쳐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진 의원은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국감이 진행되면서 신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수시로 기자회견을 자청 직접 도표를 보여주며 조목조목 비판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진 의원과 한 조를 이뤄 신당의 이 후보 공격을 막고 있다.

그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해 “사기 혐의자의 주장을 자꾸 빌려가지고 맞는지 틀리는지도 가려내지 않고 혹은 틀리다는 것이 엄연히 확인된 것도 자꾸 인용해서 그걸로 국민을 현혹하려는 것이 문제”라며 김경준씨와 신당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양수 의원은 정무위 국감 첫날인 지난 17일, 신당과 국감증인 채택 강행처리를 놓고 언쟁을 벌이다 멱살이 잡힌 사진이 보도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김경준 씨에 대한 미 캘리포니아법원의 범죄인 인도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문을 공개하는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이 후보 방어에 나서고 있다.


김정훈 의원은 ‘김경준=김대업’ 이라는 간단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내세워 여론 몰이에 나섰다.

당 공보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미 캘리포니아 법원도 주가 조작은 오로지 김경준이 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데도 신당은 김경준을 대선 직전에 불러들여 제2의 김대업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초선 4인방과 함께 당 공작정치 분쇄 범국민투쟁위 박계동 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인 심재철 의원, 정무위 한나라당측 간사인 이계경 의원 등도 이 후보 지키기에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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