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김영찬 박사의 9988 건강코너] 구강성교때 바이러스로 구강암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29 16:16

수정 2014.11.04 20:48



‘오럴 섹스를 하면 정말 암에 걸립니까?’

30대 중반의 펀드 매니저인 P씨는 당황스러운 듯 물었다. P씨는 결혼 생활이 5년 정도 되다 보니 성생활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P씨는 오럴 섹스를 시작했고 나름대로 성생활에 활력소가 되었다. 그러던 중 하루는 의사인 친구가 오럴 섹스를 하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충격적인(?) 말에 깜짝 놀라 클리닉을 찾게 되었다.

최근 오럴 섹스가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제기됐다.
미국의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서 시행된 인유두종바이러스(HPV·Human Papillomavirus)라는 바이러스와 구강암과의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 결과로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라는 세계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잡지에 발표됐다.

HPV는 성교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이 바이러스는 여성에서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고 남성 특히 포경인 남성의 경우 귀두 포피에 살면서 곤지름 등을 발생시키는 바이러스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서는 본 바이러스와 구강암과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구강암 진단을 받은 100명과 정상인 200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으면 구강암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성 파트너가 많은면 많을수록 상관관계가 더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술과 담배를 심하게 한 사람일수록 위험도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구강암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는 흡연과 음주보다 바이러스에 의한 구강암 발생이 더 심하다고 발표했다.

21세기에 들어 보다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연구가 뒷받침된 의학의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하나의 연구 결과는 일종의 가설에 불과하다.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나 할까. 확실한 진리인지를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다시 검증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오럴 섹스를 즐기던 사람들은 그리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오럴 섹스가 성생활에 필요하다면 오럴 섹스를 즐겨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칫하면 새로운 연구 결과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 식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러나 검증의 결과가 실제 사실과 틀리다는 것이 밝혀질 때까지는 언제나 위험 가능성은 존재하므로 그만큼 조심할 필요는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성생활을 안전하게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성생활을 할 수 있을까. 우선 성병에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HPV에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성 파트너를 여러 명으로 하는 난잡한 성생활을 삼가야 한다. 둘째, 자신이 HPV에 감염되었는지를 검사하여야 한다. 본인이 감염되었으면 콘돔을 사용, 성 파트너에게 전염되지 않게 항상 조심하여야 한다. 셋째, 약방의 감초처럼 자주 등장하는 주의 사항이다. 술과 담배를 적당히 하여야 한다. 넷째, 오럴 섹스를 즐기는 사람은 오럴 섹스를 하고 난 뒤 항상 입을 깨끗한 물이나 양치액으로 양치하는 것을 권유한다.


성생활은 부부 사이에서 없어서는 안될 생활의 일부분이다. 또한 성생활은 활기차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성생활을 하기 위하여 몸을 청결히 하고 성병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포르테클리닉 대표원장(youngkim2004@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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