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내년 긴축 비상경영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1.21 22:39

수정 2014.11.04 19:15



내년도 은행경영이 심상치 않다.

예금 이탈 가속화, 자금 조달비용 상승, 바젤Ⅱ 도입에 따른 대손 충당금 적립 및 기업 대출 충당금 비율 증가, 비이자 수익 등 순이자 마진 감소와 함께 기업가치 추락도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올해와 지난해의 경우처럼 출자전환 주식의 처분이익이 전무한 상태여서 전년 대비 순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한 은행들이 전체 예산을 전년도보다 20∼30%가량 삭감키로 해 벌써부터 긴축경영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21일 은행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거시경제상황 호전 전망에도 불구, 대출수요 감소와 수신경쟁 지속으로 수익률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등 은행 경영여건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은행별로 내년도 사업계획 화두를 긴축경영 내지 비상경영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긴축경영 차원에서 불필요한 낭비요소를 재점검하고 쓸 수 있는 가용자금은 영업과 직접 연관있는 곳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 등 주요 5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원대로 전분기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4·4분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 부문에 걸쳐 1% 수준을 하회하다가 내년에는 다소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은행들은 내년도 경영계획수립 1차 목표를 불필요한 경비 축소 등 긴축경영에 주안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익 대비 비용 규모를 다시 산정하거나 전체적으로 각 사업부별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작업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 지속과 특별이익에 힘입어 양호한 경영성과를 보였던 올해와는 달리 대출수요의 안정화와 수신경쟁의 지속으로 수익률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은행은 글로벌화 전략이나 공격적인 영업등 기존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신규 사업은 가능한 자제하고 중장기적인 사업도 다음으로 미뤄놓기로 했다.

전체적인 사업예산은 올해보다 다소 줄이기로 하고 사업부별로 계획안을 받아 자원배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 다음달 초 확정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전반적인 사업예산이 올해보다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되 이달 말께 지주회사와의 조율을 거쳐 최종 사업계획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은행화나 해외 진출은 지속적으로 추진하지만 조급하지 않은 중장기 계획이나 내년도 신규 직원 채용은 계획하지 않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하나은행도 전체적인 사업예산을 줄이되 그렇다고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수요 대비 비용측면을 면밀히 검토한 후 투자요소를 선별해 선택과 집중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이어 기업은행은 내년도에는 원칙에 충실하는 해로 정하고 사업예산 감축 여지를 분석해 내실을 다지는 해로 삼을 계획이고 외환은행도 내년도 사업예산을 올해보다 20%가량 삭감해 긴축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neths@fnnews.com 현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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