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 자동차 세계로 질주] <3> 돌풍의 진앙지,상하이 차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2.04 17:55

수정 2014.11.04 15:51



【상하이(중국)=김기석기자】 ‘잠룡(潛龍)’ 중국을 앞장 서서 깨우고 있는 것은 자동차 산업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5년 국제경쟁력을 갖춘 완성차 메이커 육성을 목표로 한 ‘11차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중국 완성차 메이커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지난 1985년 폴크스바겐과 상하이자동차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중국 자동차산업의 현대화는 최근 중국을 넘어서 세계시장을 넘보고 있다.

쌍용차 인수로 세계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상하이자동차(SAIC)그룹, 그 중에서도 중국 내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하이 폴크스바겐(SVW) 공장을 찾았다.

■품질은 생명이다

상하이 폴크스바겐 공장은 상하이에서 북서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해 있는 국제 자동차 도시 ‘안팅’에 자리잡고 있다.

공안과 비슷한 복장을 한 정문 경비원을 지나 먼저 찾은 곳은 3공장.

파사트와 스코다, 투란이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다.

예상과 달리 깨끗하고 깔끔한 건물인 3공장을 들어서자마자 로비 위쪽에 걸려 있는 문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Shanghai Volkswagen is an example of successful Sino-Germany cooperation.”

“Employees are the wealth of SVW.”

“Quality is the life of Shanghai Volkswagen.”

상하이 폴크스바겐이 중국과 독일기업 간 성공한 대표적인 합작사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근로자를 아끼는 마음, 품질에 대한 상하이 폴크스바겐의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문장이다.


특히 마지막 문장인 ‘품질은 상하이 폴크스바겐의 생명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아직은 우물안 개구리로 저평가받고 있지만 언젠가는 세계를 호령하기 위해 품질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근로자 중심의 생산라인

작업장에 들어서자 국내 자동차 공장에서 볼 수 있었던 레이저용접장치와 공정별 컴퓨터 모니터링 시스템 등 국내 자동차 공장에서 봤던 품질관리 시스템들이 곳곳에 갖춰져 있었다.

근로자들이 직접 하기 힘든 작업을 위한 로봇도 국내 공장에서 봤던 숫자보다는 적었지만 곳곳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전체적인 자동화율은 라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20∼50% 정도라고 한다.

작업장을 둘러보며 가장 인상에 남은 것은 사람중심 작업장 설계. 작업을 위해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고 차량이 이동하는 것은 여타 브랜드 공장과 같았지만 TTS방식(작업이 편리하도록 작업 중인 차량의 높낮이를 조절해 주는 장치)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차량이 아예 공중에서 좌우로 45%가량 기울어져 있어 근로자들이 보다 편하게 활동을 하도록 했다.

물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겠지만 근로자의 편의성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다. 로비에서 봤던 ‘근로자가 상하이 폴크스바겐의 자산’이라는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분15초에 차량 한 대 생산

3공장에서는 2분15초에 차량이 한 대씩 생산되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완성차가 57초에 한 대를 생산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아직 기술력에서는 차이가 나는 편이다.

이 같은 차이는 모듈화에 대한 차이라는 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차량 조립에 필요한 주요 4개 모듈(IP 모듈과 전면부 모듈, 파워트레인 모듈, 도어 모듈) 가운데 IP 모듈만 외부에서 들여오고 나머지는 공장에서 직원들이 직접 조립을 하고 있었다.

국내 완성차의 경우 많아야 1개 모듈이고 대부분의 공장에서는 모듈화된 부품을 가져와 차량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의 불량률은 10% 선으로 약간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품질에서 다소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에 대해 관계자는 현재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질관리 센터를 중국에서 가장 크고 발전된 포괄적 매칭 테스팅 연구소로 현대화했고 디지털화된 측정방법을 통해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불량률은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왕징 상하이 폴크스바겐 생산라인 관리자는 “아직까지 상하이 폴크스바겐이 국내(중국)에서만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까지 시설에 20억위안을 투자하는 등 품질향상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머지않아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사진설명=중국 상하이 폴크스바겐 공장 생산라인에서 로봇이 자동차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상하이 폴크스바겐 자동화율은 20∼50%(라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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